6·3 지방선거 앞둔 광역의회 선거구, 무엇이 달라지나?
2026년 6월 3일 예정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불과 40여 일 앞두고, 정치권의 최대 쟁점이었던 광역의회 선거구 획정안이 마침내 대한민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매번 지방선거가 임박해서야 게임의 룰인 선거구가 확정되는 지각 처리 관행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복되었다. 정치 신인들은 자신이 출마할 선거구의 정확한 경계조차 모른 채 깜깜이 선거 운동을 강요받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구 획정안은 과거 선거와 비교해 지방 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구조적인 변화들을 대거 포함하고 있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전국 지방의원 수의 대폭 증가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수정 의결한 개정안에 따르면, 2022년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 당시와 비교해 전국적으로 총 80명의 지방의원이 순증했다. 인구 이동과 행정 구역 개편, 그리고 점차 복잡해지는 지역 주민의 행정 수요를 의정 활동에 촘촘히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가 작용한 결과다. 인구 하한선에 미달하여 통폐합 위기에 처했던 일부 농어촌 지역 선거구를 살려두는 동시에, 인구가 급증한 신도시 지역의 선거구를 대폭 분구하면서 전체적인 파이가 커졌다.
인천·전북·광주 등 주요 지역 의석수 변화
지역별 의석수 변화를 상세히 살펴보면 수도권과 지방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광역의회 정수가 눈에 띄게 확대되었다. 통계청의 인구 이동 데이터에 따르면 지속적인 신도시 개발로 인구 유입이 활발했던 인천광역시의 경우, 기존 40석이었던 시의회 의원 정수가 이번 선거부터 45석으로 5명 증가한다. 특히 인구가 적은 옹진군 등 도서 지역의 의석도 통폐합 없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도농 복합 지역의 대표성을 보존하려는 흔적이 엿보인다.
지방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도의원 정수를 기존 40명에서 44명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오는 7월 새롭게 출범하는 제13대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지역구 의원 38명과 비례대표 의원 6명 등 총 44명의 대규모 의회로 재편될 예정이다. 광주광역시 또한 광역의원 지역구가 기존 대비 4명 증가하며 지역 정치 지형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 지역 | 기존 정수 (2022년) | 변경 정수 (2026년) | 증감 |
|---|---|---|---|
| 인천광역시 | 40명 | 45명 | +5명 |
| 전북특별자치도 | 40명 | 44명 | +4명 |
| 광주광역시 | - | 지역구 4명 증가 | +4명 |
사상 첫 중대선거구제 도입, 양당 독식 깰 수 있을까?
이번 광역의회 선거구 획정에서 가장 파격적인 대목은 단연 광역의원 지역구에 대한 중대선거구제 첫 도입이다. 중대선거구제는 하나의 선거구에서 2명에서 최대 4명까지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선거 제도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광역의원 선거는 1위 후보 단 한 명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를 고수해 왔다. 소선거구제는 선거 결과의 명확성과 군소 후보 난립을 방지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낙선자에게 던져진 표가 모두 사표(死票)가 되어 다양한 유권자의 민의를 심각하게 왜곡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었다.
소선거구제 폐단 극복을 위한 실험대
특히 거대 양당이 지역 기반을 확고히 다지고 있는 영남과 호남 지역에서는 특정 정당의 후보가 공천장만 거머쥐면 무조건 당선되는 일당 독점 구조가 고착화되어 왔다. 이러한 적대적 공생 관계를 타파하고 다양한 정치 세력의 의회 진입을 보장하기 위해, 여야는 진통 끝에 일부 광역의회 선거구에 한해 중대선거구제를 시범 도입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안을 바탕으로 최초로 중대선거구제가 적용되는 지역에서는 선거 판세가 그야말로 요동치고 있다. 1등을 하지 못하더라도 2등이나 3등 득표율로 원내에 진입할 수 있는 우회로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고전하던 제3지대 정당이나 지역 내 인지도가 높은 무소속 후보들에게는 절호의 기회로 분석된다.
동반 당선 전략과 표 분산의 딜레마
하지만 현실 정치의 선거 공학적 셈법은 훨씬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거대 양당은 자신들의 텃밭에서 단 한 석의 의석도 잃지 않기 위해 한 선거구에 복수의 후보를 출마시키는 이른바 '동반 당선' 전략을 치밀하게 구사하고 있다. 예를 들어, 3명을 뽑는 선거구에 특정 정당이 '가', '나', '다' 기호를 부여하여 자당 소속 후보 3명을 모두 당선시키려는 시도다.
이 과정에서 다른 정당과의 정책 이념 경쟁보다는 같은 정당 소속 후보 간의 밥그릇 싸움이 훨씬 치열하게 전개된다. 특정 정당 우세 지역인 광주광역시 등에서는 전통적으로 당내 경선이 사실상의 본선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본선 무대에서도 같은 당 후보끼리 득표율을 정교하게 관리하고 지지층의 표를 분산시켜야 하는 고난도 딜레마에 빠졌다. 유권자들 역시 지지하는 정당의 어느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지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놓였다.
의원 수 증원과 광역비례 확대, 누구에게 유리한가?
지방의원 정수 80명 증가분 가운데 상당수는 광역의회 비례대표 의석 확대로 채워진다. 이번 선거구 획정안에 따르면 광역비례대표 의석은 전국적으로 최소 27명에서 최대 29명까지 대폭 증원된다. 비례대표 제도는 직능 대표성을 강화하고 사회적 소수자의 정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고안된 장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