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 뒤, 매년 수많은 선수가 소리 없이 유니폼을 벗는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이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2026 직업안정 사업' 참여기관 모집을 추진하고 있다. 체육 분야 기업과 단체에 인건비를 지원해 은퇴 선수의 실질적인 취업을 돕는 이 정책이 그라운드 밖 인생 2막의 든든한 디딤돌이 될 수 있을지 체육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왜 중요한가: 유니폼을 벗은 뒤 마주하는 차가운 현실매년 KBO리그에서만 100명 안팎의 선수가 방출 통보를 받는다. K리그와 남녀 프로농구, 배구 등 주요 프로스포츠를 모두 합치면 그 수는 수백 명에 달한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부상이나 기량 저하로 스파이크 끈을 푸는 학생 선수들까지 포함하면, 매년 상당 규모의 체육인이 직업 전환을 경험한다.
평생 운동장과 코트만 누비던 이들에게 사회의 벽은 높다. 오랜 선수 생활을 마친 베테랑 선수조차 유니폼을 벗은 뒤 뚜렷한 진로를 찾지 못해 수년간 방황의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주전급 선수들의 사정도 이럴진대, 1군 무대를 밟아보지 못하고 방출된 2군 선수들의 현실은 더욱 가혹하다. 체육계 관계자들은 "선수 시절만큼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은퇴 후 적응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기존의 일회성 지원 혜택의 틀을 깨고 체육 산업 전반의 인적 자원을 재배치하는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선수 시절 쌓은 근성과 팀워크, 전술적 이해도를 사회적 자산으로 환원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데이터 분석가나 첨단 훈련 장비 전문가 등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여기까지의 경과: 벤치에서 주전으로 발돋움하기까지은퇴 선수를 위한 지원 정책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았다.
- 2010년대 초반: 체육계 내부에서 은퇴 선수 실업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지원은 단기 자격증 취득 교육에 머물렀다.
- 2020년대 초반: 체육인 복지 관련 법적 근거 마련 논의가 본격화되며 제도적 기반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 2023년: 직무 교육과 실제 채용을 연계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이 도입되며 실질적인 취업률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 2024~2025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기존 사업의 한계를 보완해, 참여 기업의 폭을 넓히고 지원 기간을 늘린 '2026 직업안정 사업'을 개발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수행 중인 사업, 은퇴 선수의 탈출구 될까?
이번 사업의 작동 원리는 명확하다. 체육 관련 기업이나 단체가 은퇴 선수를 채용하면, 공단이 일정 기간 인건비의 상당 부분을 보조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을 덜면서 스포츠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다. 선수 출신 지원자는 안정적인 급여를 받으며 실무를 익히고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얻는다. 스포츠 에이전시, 데이터 분석 업체, 유소년 스포츠 클럽 등 다양한 분야가 참여 대상이다.
특히 최근에는 IT 기술을 접목한 스포츠 테크 기업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퍼포먼스 측정이나 영상 분석 시스템 운영 등은 현장 감각이 필수적이다. 공단은 이러한 산업 트렌드에 맞춰 참여기관의 자격 요건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다. 체육 산업 동향 분석에 따르면, 향후 스포츠와 기술이 융합된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현장의 엇갈린 시선: 양질의 일자리인가, 임시방편인가제도 도입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한편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