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정비사업 첫삽 12% 불과, 압구정 5조 수주전의 이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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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비사업 첫삽 12% 불과, 압구정 5조 수주전의 이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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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usTopic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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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정비사업 현장이 거대한 자금 경색과 규제의 늪에 빠졌다. 2026년 5월 11일 기준 코스피 지수가 7,822.24(+4.3%)를 기록하고, 비트코인이 1억 1,873만 원을 돌파하며 금융 자산 시장이 전례 없는 폭발적 활황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물 경제의 척도이자 도심 주택 공급의 핵심인 부동산 정비사업 시장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한국경제 보도(2026년)에 따르면, 서울시 내 정비사업장 중 실제로 첫삽을 뜬 곳은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나머지 88%의 사업장은 이주비 대출 규제와 천정부지로 치솟는 공사비 인상에 가로막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머물러 있다. 자산 시장으로만 자본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고, 실물 인프라 구축에는 돈이 돌지 않는 극단적인 양극화가 진행 중이다.

12%만 첫삽 뜬 서울시 정비사업, 왜 멈췄나?

정비사업 현장이 일제히 마비된 가장 큰 원인은 거시경제 지표의 악화에서 찾을 수 있다. 2026년 5월 11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62.8원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건설업은 철근, 시멘트 등 주요 원자재의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산업이다. 1,460원대의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직접적으로 밀어 올렸고, 이는 곧바로 건설 현장의 원가 폭등으로 직결되었다. 시공사들은 생존을 위해 원가 보전을 요구하며 공사비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고, 조합은 수억 원씩 늘어난 분담금을 감당하지 못해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이주비 대출 규제가 기름을 부었다. 현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강력한 대출 규제 하에서는 조합원들이 이주에 필요한 자금을 제때 조달하기 어렵다. 이주가 단 한 달만 지연되어도 사업 전체의 스케줄이 밀리게 되며, 이는 수백억 원 단위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융 이자 증가로 이어진다. 늘어난 이자 비용은 다시 총사업비에 얹혀져 추가 공사비 인상을 압박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서류상으로는 자산 가치가 수십억 원에 달하지만, 당장 손에 쥘 현금이 없어 이주를 못하는 '흑자 부도' 위기가 서울 시내 정비사업 현장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역사문화권 규제 철폐와 지선 공약, 돌파구 마련되나?

멈춰선 정비사업을 재가동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은 연일 규제 완화 카드를 쏟아내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2026년 5월 11일, 과도한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법안의 통과로 역사문화권 정비구역 내 이중 절차가 폐지되어, 그동안 문화재 보존이라는 명목 아래 수년간 지연되던 각종 행정 인허가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여당의 행보도 바빠졌다. 국민의힘은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표한 10대 공약에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기와 재개발·재건축 및 소규모 주택 정비 사업 투기과열지구의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한시적 완화를 전면에 내걸었다. 징벌적 세금으로 인식되던 재초환을 완전히 걷어내고, 거래의 숨통을 틔워 민간 주도의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하지만 현장의 체감 온도는 여전히 싸늘하다. 행정 절차가 간소화되고 미래의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해도, 당장 눈앞에 닥친 수조 원대의 공사비 갈등과 꽉 막힌 금융 조달 창구는 전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규제 완화라는 정책적 호재가 실질적인 크레인 가동과 첫삽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굳게 닫힌 은행의 돈줄이 풀려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압구정3구역 5조원대 공사비…정비사업 규제완화 호재될까?

실제 현장에서 오가는 돈의 흐름을 추적해 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서울의 최고 알짜 정비사업장으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 일대는 대형 건설사들의 명운을 건 수주 격전지다. 그중에서도 최대 대어인 압구정3구역의 예정 공사비는 무려 5조 5,610억 원으로 책정되었다. 이는 2026년 서울 도시정비 사업을 통틀어 단일 구역 최대 규모다. 인근의 압구정5구역 역시 약 1조 7,000억 원의 막대한 공사비를 두고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한 치의 양보 없는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조합원들의 요구 사항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화려한 스카이라운지나 해외 명품 마감재 등 특화 설계가 수주전의 승패를 갈랐다. 그러나 최근 고금리와 대출 규제로 자금 압박이 극에 달한 조합원들은 시공사가 제시하는 '이주비 무이자 대출'이나 '사업비 대여 규모' 등 금융 조건을 최우선으로 꼼꼼히 따지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조합이 시공사에 요구하는 천문학적인 입찰보증금이다. 압구정3구역 조합은 시공사 입찰보증금으로 2,000억 원(현금 1,000억 원, 이행보증보험증권 1,000억 원)을 제시했다. 이는 정비사업 역사상 최고치다. 압구정2구역과 4구역 역시 각각 1,000억 원 전액 현금 납부 조건을 내걸었다.
2026년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 공사비 및 입찰 현황 (추정치)
사업장명 예상 공사비 입찰보증금 요구액 주요 특징 및 현황
압구정3구역 약 5조 5,610억 원 2,000억 원 (현금+증권) 올해 최대 규모, 역대 최고 보증금 요구
압구정4구역 약 2조 3,000억 원 1,000억 원 (전액 현금) 과도한 초기 자금 부담으로 유찰 우려
압구정5구역 약 1조 7,000억 원 800억 원 (현금+증권) 현대건설 vs DL이앤씨 치열한 수주전
여의도 시범 약 1조 5,000억 원 사업장별 상이 대형 건설사 하이엔드 브랜드 각축전
조합 측은 이러한 막대한 보증금이 시공사의 자금력을 검증하고, 사업 도중 무책임하게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한 필수적인 안전장치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건설업계와 금융 전문가들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극도로 경색된 자본 시장에서 수천억 원의 현금을 단일 사업장의 입찰보증금으로 묶어둘 수 있는 곳은 국내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는 필연적으로 중견 건설사의 진입을 차단하여 공정 경쟁을 저해한다. 더 큰 문제는 시공사가 조달한 수천억 원의 현금에 대한 막대한 금융 이자가 결국 총공사비에 은밀히 전가되어, 조합원의 최종 분담금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치명적인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천정부지 입찰보증금, 결국 분담금 부메랑으로

이러한 현상은 과거 2010년대 초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부동산 침체기와 놀랍도록 닮아 있다. 당시에도 1,5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공사비 갈등이 극에 달했다. 자금난에 빠진 시공사들은 공사를 전면 중단했고, 조합은 새로운 시공사를 찾지 못해 사업이 수년간 표류했다. 당시 시공사에게 무리하게 높은 입찰보증금과 확정 지분제를 요구하며 기싸움을 벌였던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의 여러 재건축 단지들은 결국 사업 지연에 따른 천문학적인 연체 이자를 떠안아야 했다. 초기 예상했던 분담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청구서를 받아든 조합원들이 속출했고, 평생 모은 자산인 입주권을 헐값에 포기하는 비극적인 사태까지 벌어졌다. 현재의 상황은 그때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위험하다. 과거에는 단순히 주택 시장 내부의 침체가 원인이었다면, 현재는 나스닥이 26,247.08을 기록하고 코스피가 연일 급등하는 등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으로 시중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반면, 부동산 PF와 실물 건설업에는 돈줄이 완전히 말라버린 극심한 자본 양극화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시장에 유동성은 넘쳐나지만, 정작 새 아파트를 짓는 현장의 조합원들은 이주비 몇억 원을 융통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기형적인 구조다.

숨은 이해관계자, 벼랑 끝에 몰린 실수요자들

이 거대한 마비 사태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집단은 투기 세력이 아니다. 오랫동안 비가 새고 녹물이 나오는 낡은 집에 거주하며 새 아파트 입주만을 손꼽아 기다려온 1주택 실수요자와 고령의 원주민들이다. 대형 평형을 소유한 현금 부자들은 수억 원 늘어난 분담금을 자체 조달할 여력이 있지만, 전용 84㎡ 이하 중소형 평형 한 채가 전 재산인 원주민들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금융감독원 및 관련 업계 자료(2025년 기준)에 따르면, 서울권 주요 정비사업 조합원의 평균 연령은 60대를 훌쩍 넘긴다. 은퇴 후 고정적인 근로 소득이 없는 이들에게 갑작스럽게 통보된 수억 원의 추가 분담금은 사실상 강제 퇴거 명령과 다름없다. 유일한 동아줄인 이주비 대출마저 DSR 한도에 걸려 절반 이하로 깎이거나 아예 거절당하기 일쑤다. 거시적인 가계부채 관리를 명분으로 내세운 금융 규제가, 역설적으로 정비사업 생태계의 가장 취약한 고리인 원주민들을 현금 청산자로 전락시켜 서울 외곽으로 쫓아내는 결과를 낳고 있다. 더 나아가 정비사업의 지연은 서울 도심 내 양질의 신규 주택 공급이 완전히 끊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당이 공약한 '반값 전세' 역시 시장에 충분한 입주 물량이 쏟아져야만 실현 가능한 정책이다. 착공률 12%라는 참담한 성적표는 향후 3~4년 뒤 서울 전역에 유례없는 전세 대란과 집값 폭등이 재현될 수 있음을 알리는 강력한 선행 지표다. 분석가들은 현재의 정비사업 시장이 보여주기식 정책과 냉혹한 현실 사이에서 심각한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회와 지자체가 재초환 폐지, 역사문화권 규제 철폐 등 행정적 장애물을 열심히 치워주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 피를 돌게 하는 '자금'의 동맥경화는 방치하고 있다. 공사비는 이미 시공사와 조합 간의 자율적인 협상에 맡겨두기에는 통제 불능의 영역에 진입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공공 에스컬레이션 지표의 도입이나,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에 한해 핀셋으로 DSR 규제를 유예하는 등의 실효성 있는 금융 지원책이 즉각 동반되지 않는다면 정비사업 정상화는 요원하다. 독자들이 향후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추적해야 할 핵심 지표는 명확하다. 첫째, 서울 주요 알짜 사업장인 압구정3구역과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최종 3.3㎡당 도급 공사비 책정액이다. 이 수치가 향후 서울 전역 정비사업 공사비의 절대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둘째,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의 이주비 대출 관련 DSR 규제 완화 여부다. 정치권에서 아무리 화려한 장밋빛 청사진과 규제 완화 공약을 쏟아내더라도, 이 두 가지 핵심 자금 지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서울시 정비사업의 멈춰선 크레인은 결코 다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 핵심 3줄 요약

  1. 2026년 5월 기준 서울시 정비사업장의 착공률은 12%에 불과하며, 1,460원대 고환율 발 공사비 폭등과 이주비 대출 규제가 핵심 원인이다.
  2. 압구정3구역 공사비가 5.5조 원에 달하고 입찰보증금이 2,000억 원까지 치솟는 등 과도한 금융 비용이 조합원 분담금 폭탄으로 돌아오고 있다.
  3. 재초환 폐지 등 정책적 규제 완화가 추진 중이나, 실질적인 이주비 대출 숨통이 트이지 않으면 3~4년 뒤 심각한 도심 공급 가뭄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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