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쓰러지자 스스로 '멈춤'…모빌리티의 진화
자동차가 단순한 기계적 이동수단을 넘어 거대한 '스마트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주행 중 운전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차량 내부의 고해상도 카메라와 생체 신호 센서가 이를 즉각 감지해 비상등을 켜고 안전하게 갓길로 차를 이동시켜 멈춰 세운다. 이는 먼 미래의 공상과학 영화가 아니다. 최근 상용화 궤도에 오른 DMS(운전자 상태 모니터링 시스템)와 고도화된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가 결합해 만들어낸 2026년 현재의 도로 위 풍경이다.
SBS 보도에 따르면, 최신 스마트 자동차들은 운전자의 눈 깜박임, 심박수, 시선 이탈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위급 상황 시 AI(인공지능)가 스스로 제동과 조향을 통제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두고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 중심의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완전히 전환되었다고 평가한다. 차량 내부에 탑재된 수십 개의 ECU(전자제어장치)가 하나의 중앙 집중형 OS(운영체제)로 통합되면서, 스마트폰처럼 앱을 설치하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차량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됐다.
급등하는 스마트 자동차 가격, 소비자 수용성은?
기술의 진보는 차량의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지만, 동시에 스마트 자동차 가격의 가파른 상승을 부추기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 라이다(LiDAR), 고해상도 레이더, 고성능 AI 반도체 등 고가의 전장 부품 탑재 비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제조 원가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자율주행과 안전 보조 기술의 고도화가 탑승자의 생명을 담보하는 만큼, 일정 수준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통설이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론에는 명백한 균열이 감지된다. 2026년 4월 24일 기준 원·달러 환율이 1,481.5원까지 치솟으며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핵심 전장 부품 단가가 크게 뛰었다. 이에 따라 신차 출고가가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선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 등 주요 경제지 분석을 종합하면, 장기화된 고금리 기조와 맞물려 높아진 차량 가격은 실구매자들의 할부 금융 부담을 가중시키며 대중화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사안에 밝은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레벨이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차량 원가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천만 원 이상 상승한다"며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편의성 향상 대비 가격 인상폭이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점이 향후 시장 확산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좋은 기술을 탑재하는 것을 넘어,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기업의 생존 조건이 된 셈이다.
샤오미·지리차의 굴기…생태계로 묶이는 자동차
이러한 비용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완성차 및 테크 기업들은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를 기점으로 스마트화 생태계 주도권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내수 시장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스마트폰과 가전 시장의 강자인 샤오미는 자사의 기기들과 전기차를 하나의 생태계로 완벽하게 묶어내는 데 성공했다. 차 안에서 집 안의 에어컨 온도를 조절하거나 로봇청소기를 작동하는 등 '초연결성'을 무기로 내세웠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 가전과 스마트폰을 쓰는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샤오미 자동차로 유입되는 강력한 록인(Lock-in) 효과가 발생하며 전시장에 인파 대란이 일었다.
지리자동차그룹은 중국 최초의 로보택시 전용 프로토타입 'EVA 캡(EVA Cab)'을 전격 공개하며 내년 상용화 시동을 걸었다. 단순한 차량 제조를 넘어 스마트 시티,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 플랫폼을 아우르는 차세대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다임러 그룹 역시 최대 300km 항속거리를 목표로 하는 스마트 컨셉트 2를 선보이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