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도심 핵심 입지에 들어서는 신규 분양 단지 견본주택에는 평일 오전부터 대기 줄이 늘어서는 반면, 불과 1~2km 떨어진 외곽의 지은 지 20년 된 아파트는 수개월째 매수 문의조차 끊겼다. 최근 포스코이앤씨가 부산 사상구 엄궁동 일대에 공급한 '더샵 리오몬트'(총 1,305가구, 일반분양 866가구, 서부산 행정복합타운 및 에코델타시티 인접 입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반적으로 침체된 지역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우수한 커뮤니티와 최신 평면을 앞세워 실수요자들의 발길을 끌어모았다.
구축 아파트 vs 신축 아파트, 가격 격차 왜 벌어지나?
지방 시장에서 신축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역설적이게도 급등한 분양가에 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는 수입산 철근, 시멘트 등 주요 건설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직결됐다. 자연스럽게 3.3㎡당 일반 분양가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신규 공급이 앞으로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감은 자금력을 갖춘 수요자들을 발 빠르게 신축으로 밀어 넣었다. 서울과 수도권은 공급 절대 부족 우려에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노후 단지까지 동반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지방은 상황이 다르다. 일반 분양가를 높게 받을 수 없는 구조 탓에 사업성 부족으로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한 단지가 대다수다. 결국 '지금 짓고 있는 아파트가 가장 싸다'는 인식과 함께, 자산 가치 보존을 위해 똘똘한 신축 한 채로 갈아타려는 수요만 비대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신축 구축 기준, 수요자들은 무엇을 보나?
통상적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신축 기준은 입주 5년 이내, 준신축은 10년 이내로 분류된다. 반면 지은 지 20년이 넘어가는 단지는 완연한 구축으로 묶인다. 과거에는 단순히 건물의 물리적 연한이 가격을 결정했다면, 현재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아파트 신축 구축 기준은 '주거 편의성의 격차'에 맞춰져 있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주차 공간과 커뮤니티 시설이다. 가구당 1.5대 이상의 넉넉한 지하 주차장, 단지 내 수영장과 스카이라운지, 조식 서비스 등은 노후 아파트가 아무리 내부 인테리어를 새로 하더라도 극복할 수 없는 한계다. 평면 구조의 진화도 한몫한다. 과거 3베이(Bay) 위주였던 형태와 달리, 최근 공급되는 전용 84㎡는 4베이 판상형 구조를 기본으로 알파룸과 대형 팬트리 등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전반적인 지방 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도,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리려는 지역 내 3040 고소득층의 신축 이동은 오히려 활발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