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 KLS-3021, 삼중음성유방암의 새로운 대안 될까?
코오롱생명과학이 난치성 암으로 꼽히는 삼중음성유방암(TNBC)을 겨냥한 차세대 항암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KLS-3021'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전격 공개하며 글로벌 바이오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6년 5월 18일, 미국 세포유전자치료학회(ASGCT 2026)에서 구두 발표 형식으로 공개된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한 일시적 종양 억제를 넘어, 장기적인 항암 면역기억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진보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기존 화학항암제나 표적항암제가 필연적으로 직면해 온 내성 발현 문제와 높은 재발률을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 기관들은 이번 전임상 데이터가 향후 임상 단계에서 어떻게 입증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중음성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 TNBC)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그리고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HER2)가 모두 음성으로 나타나는 유방암의 한 아형이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10~15%를 차지하는 이 질환은 호르몬 치료나 기존의 표적 치료제가 전혀 듣지 않아, 전이와 재발이 잦고 생존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현재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요법이 일부 사용되고 있으나, 반응률 측면에서 여전히 미충족 의료 수요(Unmet Medical Needs)가 매우 높은 영역이다.
이러한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KLS-3021은 재조합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 종양살상 바이러스(Oncolytic Virus) 치료제다. 이 후보물질의 작동 기전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첫째, 체내에 주입된 바이러스가 정상 세포는 건너뛰고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감염되어 증식한 뒤, 암세포를 파괴(용해)하는 직접적인 항종양 효과를 발휘한다. 둘째, 파괴된 암세포에서 방출되는 특이적인 종양 항원이 체내 면역 체계를 강력하게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면역 T세포가 암세포의 특징을 장기적으로 기억하고, 향후 미세하게 남아있거나 전이된 암세포까지 스스로 찾아내어 공격하는 '항암 면역기억'을 유도하게 된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번 전임상 동물 모델 시험에서 KLS-3021 투여군이 대조군 대비 압도적으로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보였으며, 장기적인 면역 반응 생성을 통해 종양 재발을 억제하는 데이터를 성공적으로 확보했다. 이는 단기적인 종양 크기 감소라는 1차원적 목표를 넘어, 환자의 장기 생존율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잠재력을 데이터로 입증한 결과다.
글로벌 항암 유전자 치료제 시장, 지금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막대한 자본과 최첨단 연구 역량은 단연 '항암 유전자 치료제' 및 세포치료제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체외에서 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하거나, 체내로 바이러스 벡터를 직접 투입해 암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통제하는 항암 유전자 치료는 기존 치료법의 생물학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돌파할 열쇠로 평가받는다.
올해 상반기에 연이어 개최되는 주요 글로벌 바이오 학회에서도 이러한 기술적 진화의 흐름이 뚜렷하게 감지된다. 세계 최고 권위의 유전자 치료 학회인 ASGCT 2026에서는 코오롱생명과학의 발표 외에도 국내 바이오 벤처 알지노믹스가 차세대 원형 RNA 및 항암 유전자 치료 전략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한국 기업들의 기초 연구 기술력을 입증했다. 선형 RNA 대비 체내 안정성이 월등히 높은 원형 RNA를 활용한 치료 전략은 효능 지속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 차세대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다가오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차세대 면역항암제(PD-1xVEGF 이중항체 등)와 항체약물접합체(ADC), 그리고 RAS 돌연변이 표적 치료제가 핵심 화두로 다뤄질 전망이다. 관련 업계 분석에 따르면, RAS는 전체 인간 암의 약 15~20%에서 발현되는 대표적인 발암 유전자로 꼽힌다. 특히 예후가 극히 불량한 췌장암에서는 환자의 약 90%, 대장암에서는 약 50%에서 RAS 변이가 발견된다. 과거 '약물로 공략할 수 없는(Undruggable)' 표적으로 여겨졌던 RAS 유전자 변이를 직접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이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관련 항암 유전자 치료 시장의 파이는 향후 수년 내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밀 의료의 완성, 표적 항암 유전자 검사 기술의 진화
이처럼 고도의 생명공학 기술력이 집약된 항암 유전자 치료제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투여되고 최적의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환자 개개인의 유전자 상태를 극도로 정확하게 파악하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서 핵심적인 중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항암 유전자검사' 인프라다.
과거의 항암 치료가 암이 발생한 해부학적 위치(위, 간, 폐, 유방 등)를 기준으로 획일적인 화학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이었다면, 현재의 글로벌 항암 트렌드는 '표적 항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환자 고유의 유전자 변이 지도를 완성하고 이에 가장 정확히 부합하는 약물을 매칭하는 정밀 의료(Precision Medicine) 체계로 완전히 전환되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반의 '항암 치료 유전자 검사'는 수백 개의 유전자 변이를 단 한 번의 혈액 채취나 종양 조직 검사로 동시에 분석해낸다. 이는 수억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유전자 치료제 투여 전, 약물 반응률을 극대화하고 불필요한 독성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하는 동반진단(Companion Diagnostics, CDx)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