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파키스탄 2차 담판 임박…공식 발표와 엇갈리는 현실
2026년 4월 18일 현재, 글로벌 외교 및 금융 시장의 시선은 오는 20일 파키스탄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 이란의 '2차 담판'에 집중되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내로 합의가 타결될 수 있다고 공언하며, 이란의 지하 핵시설에 보관된 농축 우라늄을 미국으로 회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B-2 폭격기들이 만들어낸 이른바 '핵 찌꺼기(Nuclear Dust)'를 모두 가져올 것이라며 협상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의 공식 입장은 미국의 발표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7일 국영 방송을 통해 "이란의 농축 우라늄은 그 어디로도 이전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계 합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했다. 양측이 합의문에 서명하기 직전까지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Axios)는 양국이 주말 사이 200억 달러 규모의 동결 자금 해제, 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 등을 담은 양해각서(MOU) 초안을 놓고 막판 조율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2일까지 합의가 없으면 다시 폭탄을 투하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날린 상태여서, 이번 파키스탄 협상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농축 우라늄이란 무엇이며, 왜 협상의 최대 쟁점인가?
이번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단연 우라늄 문제다. 자연 상태의 우라늄은 핵분열을 일으키는 우라늄-235(U-235)의 비율이 0.7%에 불과하다. 이를 원자력 발전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U-235의 비율을 3~5% 수준으로 높여야 하며, 이 과정을 거친 결과물을 저농축 우라늄이라고 부른다. 반면, 핵무기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U-235의 비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린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주요 국제기구의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란은 이미 60% 수준의 농축 우라늄을 상당량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60% 농축 우라늄은 추가적인 원심분리기 가동을 통해 단기간 내에 무기급인 90%로 변환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물리적으로 반출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과거 2015년 체결되었던 이란 핵합의(JCPOA) 당시에는 이란 국내에 저농축 우라늄 보관을 일부 허용하고 사찰을 강화하는 방식을 택했으나, 합의 파기 이후 이란이 농축도를 급격히 높이면서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뼈아픈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에 준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 우라늄의 해외 이전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우라늄 반출을 국가 주권의 침해이자 협상 카드의 영구적 상실로 받아들이고 있어 양측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농축 우라늄 핵무기 전용 우려, 글로벌 금융 시장의 반응은?
핵무기 전용 가능성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은 글로벌 금융 시장에 즉각적이고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6년 4월 18일 오전 기준, 글로벌 자산 시장은 파키스탄 담판의 '타결 가능성'과 '결렬 리스크'를 동시에 가격에 반영하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1~2일 내 합의" 발언에 환호하며 상승 랠리를 펼쳤다. 뉴욕증시의 S&P500 지수는 7,126.06으로 전장 대비 1.2%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468.48로 1.5% 뛰어오르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가장 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곳은 원유 시장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3.85달러로 무려 6.7% 급락했다. 이는 단순히 인상적인 하락폭이 아니라, 최근 중동 분쟁으로 촉발된 공급 차질 우려가 한순간에 소멸될 수 있다는 시장의 강력한 베팅을 의미한다.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개방되고 이란산 원유가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풀릴 경우, 하루 100만~150만 배럴의 추가 공급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온스당 4,857.60달러로 0.9%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22일 시한을 앞두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인 군사 충돌 시나리오에 대비한 기관 투자자들의 헤지(Hedge) 수요가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