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벼랑 끝 전술이 거시경제 펀더멘털을 완전히 압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격 유예 발표가 시장에 안도감 대신 극심한 공포를 불어넣으며 글로벌 자산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026년 3월 26일 기준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1.7% 하락한 6,477.16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낙폭이 더 커 2.4% 주저앉은 21,408.08을 기록했다. 표면적으로는 군사적 충돌이 연기된 것이지만, 금융시장은 이를 '시한폭탄의 타이머가 켜진 것'으로 해석했다.
트럼프 이란 공습 유예, 뉴욕증시는 왜 급락했나?
금융시장이 가장 혐오하는 것은 악재 그 자체가 아니라 불확실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6일'이라는 구체적인 데드라인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은 향후 11일간 포지션을 유지해야 할지 청산해야 할지 극심한 딜레마에 빠졌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이번 조치를 리스크의 해소가 아닌 이연으로 평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분석팀은 고객 서한을 통해 "공격 유예 기간 동안 산유국의 보복성 공급 축소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선반영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 확장을 억제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단숨에 1.5% 상승하며 배럴당 93.13달러로 치솟았다. 반면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은 온스당 4,388.40달러로 2.7% 하락했는데, 이는 기관 투자자들이 현금(달러) 확보를 위해 금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전반을 매도하는 마진콜 성격의 투매가 일어났음을 시사한다. 비트코인 역시 68,900달러 선으로 밀려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여실히 드러냈다.
트럼프 이란 공격 이유와 물밑 협상의 향방은?
이번 사태의 기저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시설 가동과 역내 대리 세력 지원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를 물리적으로 타격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쳐왔다.
그러나 4월 6일이라는 기한을 설정한 것은 전형적인 협상용 압박 전술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 기간 동안 오만이나 카타르를 통한 제3국 우회 협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만약 이란이 핵 프로그램 동결이나 호르무즈 해협 통항 보장 등에서 유의미한 양보를 내놓는다면 군사 작전이 전면 취소될 여지도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