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1구역 품은 GS건설… 'LH 공공재개발=저가 아파트' 편견 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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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1구역 품은 GS건설… 'LH 공공재개발=저가 아파트' 편견 깰까?

정상열

부동산 담당 편집기자

·4·660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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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시장에서 '공공재개발'은 양날의 검으로 통했다. 인허가 기간이 단축되고 용적률 상향 등 사업성 개선 효과가 뚜렷하지만,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공공기관이 주도한다는 이유로 마감재 품질이 떨어지거나 이른바 'LH 브랜드'가 붙어 향후 자산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편견이 팽배했다. 강남과 서울 주요 도심의 조합들이 사업 지연을 감수하고서라도 민간 단독 방식을 고집해 온 이유다.

그러나 이러한 정비사업의 오랜 통설에 균열이 가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대형 건설사인 GS건설이 서울 성북구 성북1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을 공동으로 시행하기로 합의하면서다. 이는 단순한 시공사 선정을 넘어, 공공의 자금력 및 행정 지원과 민간의 브랜드 파워가 전면에서 결합하는 이례적인 사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공동시행 약정은 교착 상태에 빠진 서울 도심 주택 공급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다.

lh 공공 재개발 사업, 브랜드 아파트 불가능하다는 편견 깰까?

성북1구역은 서울 성북구 성북동 179-68 일대 약 10만 9,000㎡를 정비하는 대규모 사업지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과 인접한 초역세권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구릉지라는 지형적 한계와 복잡한 권리 관계로 인해 2004년 재개발 기본계획 수립 이후 20년 가까이 사업이 헛돌았다. 하지만 2021년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이번 GS건설과의 공동시행 확정으로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계획에 따르면 성북1구역은 전용면적 39~84㎡를 아우르는 총 약 2,000여 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자이(Xi)' 브랜드 단지로 탈바꿈한다. 일반분양 물량만 약 800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어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적 상한의 120%까지 허용되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받아 사업성을 극대화했으며,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되어 조합원 분담금 부담을 대폭 낮췄다.

공공재개발 사업에서 1군 건설사가 단순 시공을 넘어 공동시행자로 나선 것은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이는 실수요자들이 우려하던 '품질 저하' 프레임을 완전히 불식시키는 카드다. GS건설은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특화 설계와 조경, 커뮤니티 시설을 적용할 계획이다. 속도는 공공이 당기고, 가치는 민간이 끌어올리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셈이다.

lh 재개발 사업, 민간 단독보다 유리한 이유는?

최근 거시경제 환경은 민간 단독 정비사업에 극도로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2026년 4월 7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507.4원으로 치솟았고, 수입에 의존하는 시멘트, 철근 등 주요 건축 자재 가격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WTI유 역시 배럴당 115.36달러까지 오르며 물류 및 운송 비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이러한 원가 압박 속에서 민간 시공사들은 수주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초기 자금 조달 리스크를 오롯이 민간이 짊어지는 기존 방식은 한계에 봉착했다. 반면 LH와의 공동시행 방식은 공공기관의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저리로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다. 재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암초인 이주비 대출과 철거 비용 마련에 있어 강력한 방어막이 형성되는 것이다.

또한 통합심의 제도를 통해 건축, 교통, 환경 심의를 한 번에 처리함으로써 통상 5년 이상 걸리는 인허가 기간을 절반 가까이 단축할 수 있다.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재의 고금리 국면에서 사업 기간 단축은 곧 조합원 분담금 감소로 직결된다.

치솟는 공사비 갈등, 완전한 안전장치 될 수 있을까?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강력한 리스크는 여전히 '공사비 증액' 문제다. 공동시행 방식이라 할지라도 실질적인 공사를 담당하는 것은 민간 건설사다. 자재비와 인건비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오를 경우, GS건설 측의 공사비 인상 요구와 분담금을 낮추려는 조합, 그리고 분양가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려는 LH 사이의 삼각 갈등이 폭발할 여지가 존재한다.

실제로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3.3㎡당 공사비가 900만 원을 넘어 1,000만 원을 위협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성북1구역 역시 향후 본계약 체결 시점에서 확정될 3.3㎡당 공사비 책정액이 사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지표다. 공공의 중재가 민간 시공사의 수익성 방어 논리를 얼마나 합리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지가 이 모델의 적중 여부를 검증할 시험대가 될 것이다.

lh sh 재개발 사업 등 타 구역으로 확산될까?

성북1구역의 행보는 이미 시장에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흑석2구역, 용두1-6구역 등 서울 내 다른 공공재개발 후보지 주민들 역시 이번 공동시행 약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업 지연으로 피로감이 누적된 구역들을 중심으로, 단독 시행을 고집하기보다 공공과 손을 잡고 1군 브랜드를 유치하는 쪽으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참여하는 정비사업 현장에서도 대형 건설사와의 파트너십 구축을 타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코스피가 5,490.67을 돌파하며 유동성이 팽창하는 가운데, 자산 양극화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수도권 외곽과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는 반면, 서울 도심 내 역세권 신축 아파트는 가장 확실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재개발'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강북 핵심 입지에 진입하려는 예비 청약자들의 계산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성북1구역의 성공 여부는 향후 서울 정비사업 지형도를 뒤바꿀 가늠자다. LH와 GS건설이 공사비 갈등이라는 뇌관을 해체하고 성공적인 입주를 이뤄낸다면, 공공재개발은 더 이상 차선책이 아닌 가장 효율적인 '패스트트랙'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실수요자들은 성북1구역의 인허가 진척 속도와 향후 발표될 일반분양가 산정 결과를 면밀히 추적하며 청약 전략을 재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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