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억 혈세 투입"…기존 시설 두고 굳이 간척지 고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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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억 혈세 투입"…기존 시설 두고 굳이 간척지 고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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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usTopic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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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피가 6,417.93(+0.5%)을 기록하고 나스닥이 24,657.57(+1.6%)로 동반 상승하는 등 금융 시장은 표면적인 안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물 경제의 기저에는 짙은 긴장감이 흐른다. 원·달러 환율이 1,475.3원에 달하는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으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2.52달러(+3.7%)로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중앙정부와 기업은 일제히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그러나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대규모 재정 운용은 이 같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오는 2026년 9월 개막을 앞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주행사장 조성 논란이 그 뼈아픈 단면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지자체의 대형 국제행사 유치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인프라를 확충하는 강력한 호재로 인식된다.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건설, 서비스, 관광 등 지역 내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낙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여수섬박람회는 철저히 그 궤를 달리한다. 이미 완벽하게 구축된 인프라를 외면한 채, 굳이 방치된 간척지에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으며 '예산 낭비'와 '제2의 새만금 잼버리'라는 오명을 스스로 자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140억 혈세 투입"… 기존 시설 두고 굳이 간척지 고집하는 이유는?

여수세계섬박람회는 2026년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두 달간 전남 여수시 돌산읍 진모지구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행사에 직접 투입되는 총 예산은 703억 원 규모로 책정됐다. 구체적으로는 국비 64억 원, 전남도비 154억 원, 여수시비 365억 원이 투입되며, 나머지 120억 원은 입장권 판매 등 사업 수익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큰 균열 포인트는 예산의 세부 집행 내역에서 발견된다. 주행사장으로 선정된 진모지구는 지난 2009년 부지 매입 이후 15년 넘게 방치되어 온 전형적인 간척지다. 상하수도, 전기, 도로 등 기본적인 기반 시설이 전무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대규모 인파를 수용하는 행사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부지 평탄화, 배수 시설 구축, 인공섬 및 테마존 조성 등 기초적인 토목공사가 필수적이었다. 최근 주요 보도에 따르면, 이 단순 토목공사에만 약 140억 원의 예산이 집중적으로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 직접 예산(703억 원)의 약 20%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이며, 여수시비(365억 원)만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무려 38.3%에 육박한다. 섬의 생태적 가치와 미래 비전을 보여주기 위한 첨단 콘텐츠 개발이나 전시 기법 고도화에 쓰여야 할 귀중한 예산이, 단순히 갯벌을 메우고 땅을 다지는 데 증발해 버린 셈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설 단가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토목공사 강행은 지자체의 재정적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프라 완비된 '엑스포장' 외면… 혈세 투입되는 숨은 공공기관 사업, 대안은 없었나?

이러한 막대한 토목공사비 지출이 시장과 시민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는 이유는 완벽한 대안이 지척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여수시에는 지난 2012년 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여수세계엑스포장'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KTX 여수엑스포역과 직접 연결되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압도적으로 뛰어나며, 수십만 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전시관, 숙박 시설, 주차장 등 메가 이벤트에 필요한 모든 핵심 인프라를 이미 완비하고 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사실은 엑스포장의 관리 주체인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섬박람회 개최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항만공사 측은 주행사장으로 엑스포장을 활용할 경우, 시설 임대료를 50% 감면해 주겠다는 공식적인 의사를 여수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기존 엑스포장을 재활용하는 합리적 결정을 내렸다면 140억 원에 달하는 토목공사 비용을 전액 절감할 수 있었으며, 기상 악화 시 간척지 침수라는 치명적인 리스크도 사전에 완벽히 차단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수시는 단 한 차례의 형식적인 실무 협의 이후 엑스포장 활용 방안을 사실상 백지화하고 진모지구를 최종 낙점했다. 이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은 지역 사회로부터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인프라가 전무한 척박한 간척지를 무리하게 개발함으로써 지역 내 특정 토목·건설 업자들에게 일감을 몰아주기 위한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마저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지자체가 주도하는 대형 사업이 본래의 공익적 목적을 상실한 채, 혈세가 투입되는 숨은 공공기관과 지역 토착 세력의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전형적인 재정 낭비 사례로 지적받는 이유다.

가장 강력한 반박 논리, "엑스포장 리모델링 비용이 더 비싸다?"

물론 여수시와 박람회 조직위원회 측에도 나름의 항변 논리는 존재한다. 이들이 내세우는 가장 강력한 반박은 "기존 엑스포장을 활용하는 것이 겉보기엔 저렴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큰 매몰 비용과 행정적 마찰을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조직위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2012년에 지어진 엑스포장 시설들은 이미 14년이 경과하여 상당 부분 노후화가 진행됐다. 섬박람회의 핵심인 최첨단 디지털 미디어 전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 시설의 내부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치는 리모델링이 불가피한데, 이 비용이 새로 짓는 것 못지않게 막대하다는 것이다. 또한 엑스포장 내 주요 전시관들은 이미 민간 상업 시설로 80% 이상 임대된 상태다. 이들을 행사 기간 동안 강제로 퇴거시키거나 영업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영업 보상비와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며, 이는 임대료 감면 혜택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논리다. 반면 진모지구는 100% 여수시 소유의 시유지이므로 별도의 부지 매입비나 민간 보상비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나아가 해수면 상승과 기습적인 폭우에 대비해 전체 부지를 주변 도로보다 2미터 이상 높게 성토하고, 스마트 배수 시스템을 촘촘하게 구축하는 등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직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공공부문 건설수주 동향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최근 3년간 지자체가 발주한 대형 토목공사의 최종 정산 금액은 설계 변경과 자재비 인상 등으로 인해 최초 계획 대비 평균 20% 이상 초과하는 뚜렷한 경향을 보였다. 진모지구 역시 잦은 기상 이변과 92달러를 돌파한 유가 등 건설 원가 상승 압박으로 인해, 현재 추산된 14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추가 혈세가 투입될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제2의 잼버리' 경고등 켜진 텅 빈 공사장… 향후 전망은?

개막이 불과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26년 4월 현재, 진모지구의 현장 상황은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최근 지자체 홍보 영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유명 유튜버가 제작한 섬박람회 홍보 영상은, 아이러니하게도 행사장 준비의 뼈아픈 민낯을 전 국민에게 고발하는 역효과를 낳았다. 영상에 담긴 주행사장은 개막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완공된 랜드마크 건물 하나 없이 굴삭기와 공사 자재만 뒹구는 황량한 공사판에 불과했다. 섬과 섬을 잇는 부행사장으로 이동하는 해상 경로에는 기본적인 접안 선착장조차 마련되지 않아 관람객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모습이 여과 없이 노출됐다. 사태의 심각성이 전국적인 이슈로 비화하자 중앙정부도 긴급 개입에 나섰다. 지난 4월 중순,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여수 현장으로 급파되어 준비 상황을 전면 재점검했다. 정부 합동 점검단은 진모지구의 핵심 시설 공정률이 아직 50%대 후반에 머물러 있는 점을 강하게 질타하며, 7월 말 준공 목표가 단 하루의 오차도 없이 이행되도록 매주 단위의 철저한 현장 공정 관리를 주문했다. 만약 8월 시범 운영 기간까지 완벽한 전시 시설과 안전한 관람 동선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전 세계적인 지탄을 받았던 '새만금 잼버리 사태'의 참담한 악몽이 여수 앞바다에서 그대로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사태의 적중 여부를 판단할 최우선 검증 지표로 '7월 말 기준 실제 예산 집행률'과 '여름철 장마 기간 진모지구의 배수 방어 능력'을 꼽는다. 만약 7월까지 추가적인 예산 증액 요구가 의회를 통과하거나, 집중호우 시 행사장 일부라도 침수 피해를 입는다면 진모지구 선정의 타당성은 근본적으로 붕괴될 수밖에 없다.

메가 이벤트의 패러다임 전환, 철저한 예산 검증 시스템 시급해

이번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논란은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국제행사를 기획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낡은 관행에 강력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과거 고도성장기에는 대규모 토목공사를 동반한 국제행사 유치가 지역 단체장들의 핵심 치적으로 포장되었으나, 저성장과 고물가가 고착화된 현재의 거시 경제 환경에서는 오히려 지자체의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정 전문가들은 수백억 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지자체 메가 이벤트에 대해 '기존 인프라 우선 활용 원칙'을 강력하게 법제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새로운 부지를 무리하게 조성하고 일회성 가설 건축물을 올리는 하드웨어 중심의 맹목적 투자에서 벗어나, 이미 구축된 훌륭한 자산을 리모델링하고 행사 고유의 소프트웨어(독창적 콘텐츠, 수준 높은 서비스, 글로벌 마케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예산 집행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담보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차원의 엄격한 사전 타당성 심사와 실시간 공정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 특정 사업에서 단순 토목공사 비중이 과도하게 높게 책정되거나 기존 인프라 활용 방안을 고의로 배제할 경우, 중앙정부의 국비 지원을 대폭 삭감하거나 사업 승인 자체를 반려하는 강력한 재정 페널티 제도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 140억 원이라는 막대한 국민의 혈세가 단순히 갯벌을 다지는 데 허무하게 낭비되지 않으려면, 행정의 효율성을 감시하는 시민사회의 날카로운 눈초리와 데이터에 기반한 철저한 예산 검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제2의 잼버리'라는 뼈아픈 오명을 벗고 진정한 지역 발전의 마중물로 남을 수 있을지, 남은 5개월 동안의 치열한 수습 과정이 지자체의 행정 역량을 입증할 가장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 핵심 3줄 요약

  1.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가 기반 시설이 전무한 진모지구를 주행사장으로 선정해 기초 토목공사에만 14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2. 임대료 50% 감면 혜택이 가능한 기존 여수엑스포장을 외면한 채 간척지 개발을 강행하면서 특혜 의혹과 예산 낭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3. 개막을 5개월 앞두고 공정률 지연과 안전 문제가 불거지며, 지자체 대형 행사의 '기존 인프라 우선 활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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