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마케팅인가, 신종 사기인가? 2025년 피해액 3조 원 돌파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과 플랫폼 경제가 일상화된 가운데, 소셜미디어가 대규모 금융 사기의 핵심 통로로 전락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미국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 사기로 잃은 금액은 21억 달러에 달했다. 2026년 4월 28일 기준 원·달러 환율(1,473.3원)을 적용하면 약 3조 939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다. 이는 전통적인 텔레마케팅이나 이메일 피싱을 통한 피해액을 압도하는 수치로,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사기 범죄가 경제 전반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의 사기가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작위 접근 방식이었다면, 최근의 소셜미디어 사기는 고도로 정밀화된 타기팅을 특징으로 한다. 범죄자들은 허위 광고, 유명인 사칭, 그리고 친밀감을 무기로 삼는 로맨스 스캠 등을 통해 피해자의 지갑을 열고 있다. 테크크런치(TechCrunch) 보도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는 범죄자들이 피해자의 개인정보와 관심사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의 보고로 작용하며 피해 규모를 기하급수적으로 키우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에서도 소셜미디어를 통한 투자 사기가 기승을 부리며 피해액이 전년 대비 1.5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코스피가 6,641.02, 비트코인이 7만 6,503달러(약 1억 1,283만 원)를 기록하는 등 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고수익을 미끼로 한 소셜미디어 발 투자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합법적인 '소셜미디어 마케팅'과 교묘하게 위장된 '사기'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소셜미디어 이용자 조사 결과, 주요 사기 유형과 피해 규모는?
FTC의 데이터와 주요 소비자 보호 기관의 통계를 종합하면, 소셜미디어 사기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뉜다. 첫째는 가상자산 및 주식 투자를 빙자한 투자 사기, 둘째는 가짜 쇼핑몰 및 공동구매 사기, 셋째는 부동산 렌트 및 서비스 제공 사기다.
투자 사기의 경우 피해액 규모가 가장 크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의 강세장을 틈타, 자신을 성공한 투자자로 포장한 이른바 '핀플루언서(금융+인플루언서)'들이 가짜 수익률 인증 사진을 올리며 피해자들을 불법 리딩방으로 유도하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쇼핑 사기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의 타기팅 광고를 통해 가짜 명품이나 전자기기를 초특가에 판매한다고 속인 뒤 돈만 가로채는 방식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한 유명 인플루언서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짜 명품 화장품을 공동구매 명목으로 판매하다 구속기소 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 사기 유형 | 주요 수단 | 피해액 비중(%) | 1인당 평균 피해액(추정) |
|---|---|---|---|
| 투자 및 가상자산 사기 | 불법 리딩방, 가짜 거래소 링크, 핀플루언서 사칭 | 52% | 약 4,500달러 (약 663만 원) |
| 온라인 쇼핑 및 공동구매 | 타기팅 광고, 가짜 명품 판매, 위조 사이트 | 25% | 약 150달러 (약 22만 원) |
| 로맨스 스캠 | DM(다이렉트 메시지), 가짜 프로필 사진 | 13% | 약 2,000달러 (약 294만 원) |
| 부동산 렌트 및 기타 서비스 | 허위 매물 등록, 선입금 요구, 재능기부 사기 | 10% | 약 800달러 (약 117만 원) |
부동산 렌트 사기 역시 급증하는 추세다. 미국 더나은비즈니스협회(BBB)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한 렌트 사기 급증을 경고하며 "조건이 시세보다 지나치게 좋다면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집주인을 사칭해 가짜 매물 사진을 올리고 보증금이나 첫 달 월세를 선입금받아 잠적하는 수법이다. 국내에서도 한 유명 작곡가가 2022년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작곡비 없이 곡을 주겠다"고 홍보한 뒤, 실제로는 믹싱 등의 명목으로 곡당 130만 원을 챙기고 잠적해 최근 법정에 서는 등, 소셜미디어의 파급력을 악용한 서비스 제공 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진화하는 '핀플루언서' 사기, 소셜미디어란 무엇이길래 피해를 키우나?
왜 유독 소셜미디어에서 사기 피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셜미디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소셜미디어는 본질적으로 사용자 간의 '신뢰'와 '친밀감'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플랫폼이다. 범죄자들은 이 점을 철저히 악용한다. 매일 일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인플루언서에게 사용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준사회적 관계(Parasocial Relationship)'를 형성하며, 이들이 추천하는 상품이나 투자 정보를 비판 없이 수용하게 된다.
특히 학계와 보안 업계는 '소셜미디어에서 에코챔버에 의한 필터버블 현상'이 사기 피해를 증폭시키는 핵심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관심을 보일 만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킨다. 만약 한 사용자가 우연히 '단기 고수익 투자'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머물렀다면, 알고리즘은 유사한 사기성 게시물과 가짜 후기들을 끊임없이 피드에 쏟아낸다. 이 과정에서 위험성을 경고하는 반대 정보는 차단되며, 사용자는 사기꾼의 주장이 절대적인 사실인 것처럼 착각하는 필터버블(Filter Bubble)에 갇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