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없이 시속 90km 질주한 사설 구급차, 참변의 전말은?
30초 요약
지난달 강원도 원주에서 환자를 태우지 않은 사설 구급차가 교차로에서 승용차와 충돌한 뒤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걷던 중학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구급차는 제한속도를 30km/h 이상 초과한 시속 90km로 과속 중이었으며, 응급 환자는 탑승하지 않은 상태였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2026년 5월 12일 해당 구급차 운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응급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존재하는 구급차가 오히려 평범한 시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흉기로 돌변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사고를 낸 사설 구급차는 사이렌을 울리며 교차로를 통과하려다 직진하던 승용차와 충돌했고, 그 충격으로 방향을 잃고 인도를 덮쳤다. 이 사고로 하교 중이던 10대 중학생이 현장에서 참변을 당했다.
도로교통법상 구급차, 소방차, 경찰차 등은 '긴급자동차'로 분류되어 신호 위반이나 속도 제한에서 일정 부분 면책 특권을 받는다. 그러나 이는 실제 응급 환자를 이송 중이거나 긴급한 출동 명령을 받고 이동 중일 때에만 해당한다. 환자가 탑승하지 않은 빈 구급차는 일반 차량과 동일하게 교통법규를 준수해야 한다. 이데일리 보도(2026년 5월 12일)에 따르면, 경찰은 해당 운전자가 환자 이송이라는 긴급한 목적 없이 과속 및 신호 위반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여기까지의 경과
- 2026년 3월: 보건복지부, 응급구조사 없이 환자를 22차례 이송한 사설 구급차 업체 적발 등 업계 전반의 불법 행위 경고.
- 2026년 4월: 강원도 원주시 한 교차로에서 사설 구급차와 승용차 충돌. 구급차가 인도로 돌진해 보행 중이던 중학생 사망.
- 2026년 4월~5월 초: 경찰 조사 결과, 해당 구급차 내에 환자가 없었으며 제한속도 60km/h 구간에서 시속 90km로 과속한 사실 확인.
- 2026년 5월 12일: 원주경찰서, 구급차 운전자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사설 구급차 129, 부르는 법과 비용 산정 방식은?
사설 구급차는 국가가 운영하는 119 구급대와 달리 민간 업체나 의료기관이 운영하는 구급차를 말한다. 흔히 '사설 구급차 129'로 불리며, 환자이송업 허가를 받은 업체들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119 구급차가 생명이 위급한 응급 환자를 가장 가까운 응급실로 무상 이송하는 역할을 전담한다면, 사설 구급차는 병원 간 전원(환자 이동), 퇴원 환자의 자택 이송, 거동이 불편한 만성질환자의 외래 진료 동행 등 비응급 상황이나 특정 의료기관으로의 이송을 담당한다.
사설 구급차 부르는 법은 간단하다. 각 지역에 등록된 환자이송업체(사설 구급차 업체)의 콜센터나 대표 번호로 직접 전화를 걸어 출발지와 목적지, 환자의 상태를 설명하고 배차를 요청하면 된다. 대형 병원의 경우 원내에 사설 구급차 업체 연락처가 비치되어 있거나, 원무과를 통해 연계받을 수도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사설 구급차 비용이다. 사설 구급차는 보건복지부가 정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철저하게 요금 상한선이 정해져 있다. 구급차는 크게 일반구급차(녹색 띠)와 특수구급차(적색 띠)로 나뉜다.
| 구분 | 기본요금 (10km 이내) | 추가요금 (10km 초과 시) | 특징 및 탑승 인력 |
|---|---|---|---|
| 특수구급차 (적색 띠) | 75,000원 | 1km당 1,300원 | 중증 환자용. 산소호흡기, 제세동기 등 전문 응급장비 구비. 응급구조사 반드시 탑승 |
| 일반구급차 (녹색 띠) | 30,000원 | 1km당 1,000원 | 비응급 환자용. 기본 구급장비 구비. 간호사 또는 응급구조사 탑승 권장 |
여기에 심야 시간대(자정~오전 4시)에는 기본요금과 추가요금에 20%의 할증이 붙는다. 또한, 통행료나 주차비 등은 환자 측이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만약 업체가 규정된 미터기 요금 외에 추가적인 수고비나 장비 사용료를 요구한다면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은 매년 부당 요금 청구에 대해 단속을 벌이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실랑이가 벌어지곤 한다.
끊이지 않는 사설 구급차 불법 운행 논란, 왜 중요한가?
이번 강원 원주 중학생 사망 사고는 단순한 교통사고를 넘어 사설 구급차 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왜 환자가 없는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시속 90km로 도심을 질주했을까? 이는 사설 구급차 업체의 수익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첫째, 건수 중심의 수익 구조다. 사설 구급차 기사들은 대부분 기본급이 낮고, 이송 건수에 따라 수당을 받는 구조로 일한다. 환자를 목적지에 내려준 뒤, 다음 환자를 태우기 위해(콜을 잡기 위해) 빈 차 상태로 사이렌을 켜고 과속과 신호 위반을 일삼는 경우가 빈번하다. 한 건이라도 더 뛰어야 수익이 보장되는 구조적 한계가 운전자들을 도로 위의 무법자로 내몰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