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의 뇌관으로 꼽히는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전 세계 원유 공급망의 목줄을 쥐고 있는 이란이 잇단 선박 나포로 무력 시위에 나선 가운데, 이를 저지하기 위해 긴급 투입된 미 해군은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촌극을 겪으며 체면을 구겼다. 지정학적 위기와 황당한 해프닝이 교차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은 단순한 군사 대치를 넘어 글로벌 유가와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30초 요약
- 이란의 기뢰 제거 작전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으로 향하던 미 해군 소해함 병사가 태국 푸켓에서 야생 원숭이의 습격을 받아 긴급 후송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
- 이란 혁명수비대는 복면을 쓴 군인들을 동원해 헬리콥터와 사다리로 상선을 장악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전 세계 해운업계를 향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WTI유는 배럴당 97.75달러로 치솟았고, 원-달러 환율은 1,481.5원까지 오르며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유가와 물류를 인질로 잡은 '호르무즈 리스크'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등 중동 주요 산유국의 원유가 빠져나가는 유일한 해상 통로다. 하루 평균 약 2,000만 배럴,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 이상이 이곳을 통과한다. 폭이 가장 좁은 곳은 39km에 불과해,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기뢰나 소형 고속정만으로도 해협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즉각적으로 실물 경제를 타격하고 있다. 2026년 4월 24일 10시 09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유는 전일 대비 1.2% 상승한 배럴당 97.75달러를 기록하며 100달러 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유가 급등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타다. 같은 시각 원-달러 환율은 1,481.5원까지 치솟으며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우호국을 제외한 상선들을 대상으로 '호르무즈 통행료' 명목의 자금을 예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군사 도발을 넘어 해협의 통제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겠다는 노골적인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까지의 경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최근의 충돌 양상은 군사적 긴장과 예기치 못한 사고가 뒤엉켜 있다.
- 3월 중순: 미 해군 최신예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호, 홍해 작전 중 선상 화재 발생으로 지중해 긴급 철수 (이달 초 복귀 완료).
- 4월 중순: 미 해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기뢰 부설에 대응하기 위해 동남아시아에 배치됐던 기뢰대응함 'USS 치프(Chief)'호 긴급 이동 명령.
- 4월 중순: USS 치프호, 태국 푸켓 기항 중 승조원 1명이 원숭이 공격을 받아 부상 후송.
- 4월 22일: 이란 혁명수비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3척 전격 나포.
이란 가려다 원숭이에 물린 미 해군… 황당 부상의 전말
긴박하게 돌아가는 중동 정세 속에서 미 해군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타격을 입었다. 한국경제와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의 보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긴급 이동 중이던 어벤저급 기뢰제거함 USS 치프호가 태국 푸켓에 잠시 기항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푸켓은 길거리에 야생 원숭이가 흔하게 돌아다니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육지에 상륙했던 치프호 소속 전기기술병 한 명이 갑작스럽게 원숭이 무리와 맞닥뜨렸고, 심하게 할퀴는 기습 공격을 당했다. 야생 원숭이에게 공격받을 경우 광견병을 비롯한 치명적인 전염병 감염 우려가 있어 즉각적인 격리와 치료가 필수적이다. 결국 이 병사는 전투 부상병이 아닌 상태로 중도 하선해 전진 기지인 일본 사세보로 긴급 의료 후송됐다.
미 해군 당국자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요상한 일이 때때로 일어나게 마련이지만, 이번 일은 그야말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승선 인원이 84명에 불과한 소형 함정에서 핵심 기술 인력의 이탈은 뼈아픈 손실이다. 다만 미 해군 제7함대 대변인은 공식 성명을 통해 "작전에는 차질이나 지연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제럴드 포드 항모의 화재 철수에 이어 원숭이 습격까지 겹치면서, 미 해군의 호르무즈 작전은 시작부터 체면을 구기게 됐다.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군인 수, 얼마나 될까?
미 해군이 뜻밖의 복병에 시달리는 사이, 이란은 치밀하게 계산된 군사 행동으로 해협의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공개한 영상은 전 세계 해운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복면을 쓰고 소총으로 무장한 이란 군인들이 헬리콥터에서 레펠을 타고 내려오거나 고속정에서 사다리를 이용해 순식간에 상선을 장악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