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유 시장이 다시 한번 지정학적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 2026년 3월 30일, 도널드 트럼프의 "이란 원유 통제" 강경 발언이 도화선이 되며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가 장중 배럴당 108달러를 돌파했다.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단순한 수사적 위협을 넘어 실제 글로벌 원유 공급망을 옥죌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덮친 결과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발언은 과거 어느 때보다 구체적인 해상 봉쇄와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시장의 충격파가 크다. 인플레이션 둔화에 안도하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극에 달하며 주식시장은 급락했고, 달러와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고 있다.
트럼프의 "이란 원유 통제" 발언, 왜 유가 폭등을 불렀나?
현재 글로벌 원유 수급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2026년 기준 이란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300만 배럴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생산량 순위다. 미국 정치권에서 이란의 자금줄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노골화하면서, 하루 300만 배럴의 공급이 글로벌 시장에서 증발할 수 있다는 계산이 유가를 밀어 올렸다.
30일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44달러(-0.7%)로 급등 후 100달러 선 위에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 민감한 브렌트유는 장중 108달러를 넘어서며 변동성을 키웠다. 유가 상승은 곧바로 금 가격을 밀어 올렸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몰리며 금값은 온스당 4,527.90달러(+1.1%)를 기록, 역사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IB들의 시각: 공급망 재편과 가격 전망
월가 투자은행(IB)들은 즉각 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에 대한 전면적인 해상 제재가 현실화되고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가 차질을 빚을 경우, 브렌트유가 3분기 내 115달러를 터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공급 차질 시나리오를 반영해 연평균 유가 밴드 상단을 110달러로 올려 잡았다.
핵심 변수는 대이란 제재의 실효성이다. 과거 제재 국면에서도 이란은 이른바 '그림자 선대(Shadow Fleet)'를 동원해 수출을 이어갔다.
이란 원유 중국 수출길 막히나?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이란 원유 중국 수출의 전면 차단 여부다. 이란 원유 수출량의 절대다수는 중국의 독립 정유사(티폿)들로 향한다. 만약 미국이 중국 금융기관이나 정유사를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이는 단순한 중동 문제를 넘어 미·중 무역 갈등의 새로운 뇌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