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유 시장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새 국면을 맞았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미국과 이란 양측이 '체면을 살릴 수 있는(face-saving)' 종전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에 국제유가는 즉각 하방 압력을 받았다. 글로벌 거시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 중 하나였던 중동 화약고가 외교적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미국 이란 갈등 원인?
최근 중동 지정학적 위기의 핵심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진전과 이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경제 제재다.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오랜 대립은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차질 우려로 이어지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억눌러왔다. 이스라엘 이란 전쟁 확대 우려와 유조선 피격 사건이 겹치면서 원유 공급망 붕괴 시나리오가 시장을 지배했던 것이 불과 몇 주 전의 일이다.
하지만 EU가 중재자로 나서면서 팽팽했던 긴장감에 균열이 생겼다. EU 외교대표는 양국이 군사적 충돌을 피하면서도 정치적 명분을 유지할 수 있는 출구 전략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양국 모두 내부 정치적 압박을 견디기 위해 명분 없는 양보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숫자로 보는 시장의 즉각적 반응
금융시장은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즉각적으로 베팅했다. 보도 시점 기준 주요 지표의 움직임은 시장의 안도감을 보여준다.
- WTI유: 배럴당 약 90달러대 중반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약 1.6% 하락했다. 100달러 돌파를 위협하던 상승세가 꺾였다.
- 원·달러 환율: USD/KRW는 약 1,490원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지정학적 공포로 인한 추가 급등세는 진정됐다.
- 코스피: 전 거래일 대비 약 1.6% 급등하며 아시아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 미국 증시: S&P500은 약 0.5%, 나스닥은 약 0.6% 상승 마감하며 기술주 중심의 강세를 보였다.
미국 이란 전쟁 가능성?
미국과 이란 모두 전면전은 피하고 싶어 하는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막대한 재정 적자 부담 속에서 중동에서의 대규모 군사 개입을 꺼린다. 이란 역시 장기화된 서방 제재로 내부 경제난이 심각해 장기전을 수행할 기초 체력이 부족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