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에 오르려다 승강장 틈새로 발이 빠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승객이 열차와 승강장 사이 넓은 단차에 다리가 끼어 "도와주세요"라며 주변에 구조를 요청했고 결국 전치 3주의 중상을 입었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타격을 입은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불운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부동산 시장에서 '초역세권'은 아파트 시세를 결정짓는 최상위 프리미엄이다. 전용 84㎡ 기준 3.3㎡당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서울 주요 역세권 단지들은 압도적인 교통 편의성을 내세운다. 시공사들은 분양 시 단지와 지하철역이 직접 연결된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그러나 정작 매일 이용해야 하는 승강장 내부의 노후화와 물리적 안전 문제는 예비 청약자들의 고려 대상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지하철 사고 통계로 본 역세권의 민낯은?
교통 당국과 운영 기관은 스크린도어 설치 완료와 발빠짐 방지 고무판 부착 등을 내세워 지하철 안전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현실의 데이터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곡선형으로 설계된 구도심 주요 역사의 경우 구조적으로 열차와 승강장 사이에 10cm 이상의 넓은 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통계 자료와 각종 교통안전 지표를 종합하면, 승하차 시 발빠짐 사고는 매년 수십 건씩 반복적으로 집계된다. 특히 1970~80년대에 지어진 서울 지하철 1~4호선 라인을 끼고 있는 강북 구도심 재건축 단지들은 이러한 노후 인프라 리스크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단지 내부는 스마트홈 시스템과 최고급 커뮤니티 시설로 무장했지만, 단지 밖을 나서는 순간 수십 년 전의 낡고 위험한 교통 인프라를 마주해야 하는 셈이다.
인프라 개선 발목 잡는 예산 부족
노후 역사를 전면 개량하고 자동 안전 발판을 설치하는 데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문제는 현재 국가와 지자체의 재정 여건이 공공 인프라 투자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수입에 의존하는 건설 자재비와 장비 운용 비용이 상승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교통공사의 재정 부담이 증가했다. 결국 눈에 띄는 신규 노선 착공에 예산이 집중되면서, 기존 노후 역사의 안전 설비 개량 사업은 예산 삭감의 1순위 타깃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