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한국 철수 2년, '붉은사막' 글로벌 흥행에 국내 접속자 다시 몰리는 까닭

AI 생성 이미지

IT·테크Trending

트위치 한국 철수 2년, '붉은사막' 글로벌 흥행에 국내 접속자 다시 몰리는 까닭

임새봄

IT·테크 담당 편집기자

·5·669단어
트위치스트리밍망사용료
공유:

아마존(Amazon) 산하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지 2년이 지났다. 2024년 2월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국내 VOD 서비스와 화질 제한에 이어 사업 철수를 단행했을 때, 업계는 한국 내 트위치의 영향력이 급속히 소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국내 게임 유저들의 트위치 의존도는 예상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30초 요약
트위치 한국 운영 종료 이후 토종 플랫폼이 내수 시장을 장악했으나, 글로벌 콘텐츠 소비 창구로서 트위치의 입지는 굳건하다. 최근 펄어비스의 신작 '붉은사막' 관련 트위치 드롭스(Twitch Drops) 이벤트와 대형 글로벌 e스포츠 중계가 겹치면서 국내 시청자들의 우회 접속 및 시청이 크게 늘고 있다. 플랫폼 파편화 속에서 한국 게임 생태계의 '갈라파고스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트위치 스트리밍 하는법? 철수 2년 지나도 찾는 이유는?

최근 구글 검색 트렌드를 보면 'crimson desert twitch(붉은사막 트위치)', 'caedrel twitch(캐드럴 트위치)', 'asmongold twitch(아스몬골드 트위치)' 등의 검색어가 급상승하고 있다. 한국 유저들이 굳이 영문 키워드까지 동원하며 트위치를 다시 찾는 핵심 원인은 글로벌 신작 게임의 마케팅과 해외 대형 스트리머들의 파급력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기대작들이 출시를 앞두고 트위치 시청 시간에 비례해 인게임 아이템을 지급하는 '트위치 드롭스'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국내 유저들에게 트위치 시청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한국 계정으로는 수익 창출을 위한 '트위치 스트림 키' 발급이나 신규 채널 개설, 유료 구독 결제가 원천 차단된 상태다. 하지만 기존 계정 로그인과 시청 자체는 별도의 VPN(가상사설망) 없이도 가능해 유저들의 접근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거시경제 환경도 글로벌 플랫폼 선호 현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달러 기조 속에서, 글로벌 게임사들은 비용이 많이 드는 로컬 시장 맞춤형 마케팅을 축소하고 트위치를 통한 글로벌 통합 이벤트를 선호하는 추세다.

트위치 스트리밍 사이트 대안, 치지직·SOOP 경쟁 현주소는?

트위치가 떠난 빈자리는 네이버의 '치지직(CHZZK)'과 아프리카TV에서 이름을 바꾼 'SOOP'이 양분했다. 두 플랫폼은 화질 개선과 스트리머 영입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으며 국내 스트리머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흡수했다.

문제는 글로벌 시청자와의 연결고리다.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치지직과 SOOP이 국내 내수용으로는 훌륭한 대안이지만, 한국 게임사가 글로벌 유저를 대상으로 쇼케이스를 하거나 해외 e스포츠 팬들을 끌어모으기에는 플랫폼의 글로벌 인지도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외 유명 게임단이나 스트리머들의 방송은 오직 트위치나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서만 송출되고 있다.

여기까지의 경과

  1. 2023년 12월: 트위치, 한국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2024년 2월 27일부로 한국 내 운영 종료 발표.
  2. 2024년 상반기: 네이버 치지직 정식 출시 및 아프리카TV의 SOOP 리브랜딩 단행. 국내 대형 스트리머 대거 이적.
  3. 2024년 하반기 이후: 주요 국산 게임들의 글로벌 출시가 이어지며 해외 마케팅 창구로 트위치 활용도 재급증.
  4. 최근: '붉은사막' 등 대작 게임의 트위치 드롭스 이벤트로 국내 시청자들의 트위치 복귀 현상 가속화.

작동 원리: 시청자를 묶어두는 '트위치 드롭스'

트위치 드롭스는 게임사와 트위치가 계정을 연동해 시청자에게 보상을 주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특정 게임 카테고리의 방송을 1시간 시청하면 한정판 스킨을, 3시간 시청하면 게임 내 재화를 지급하는 식이다. 이 시스템은 스트리머에게는 시청자 수 확보를, 게임사에게는 출시 초기 폭발적인 바이럴을 보장한다. 한국 유저들은 비록 자국 내 결제 생태계가 붕괴되었음에도, 이 보상을 얻기 위해 글로벌 스트리머의 방송을 '켜두기' 방식으로 시청하고 있다.

망 사용료와 플랫폼 종속, 해결책은 있나?

트위치 철수의 근본 원인이었던 망 사용료 논쟁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확한 법적 가이드라인 없이 표류 중이다. 국회에서 발의된 망 무임승차 방지법안들은 통신사와 글로벌 CP(콘텐츠 제공 사업자) 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IT 생태계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주요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규제 리스크로 인해 글로벌 플랫폼이 이탈할 경우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로컬 플랫폼에 갇혀 글로벌 트렌드에서 소외되는 국내 소비자와 크리에이터들이다.

킥(Kick)과 틱톡(TikTok)의 추격, 향후 전망은?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의 지각변동도 진행형이다. 기술주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트위치 역시 모회사 아마존으로부터 강도 높은 수익성 개선 압박을 받고 있다. 이 틈을 타 신흥 플랫폼 킥(Kick)이 파격적인 스트리머 수익 분배율을 무기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으며, 틱톡(TikTok) 라이브는 숏폼 콘텐츠와의 강력한 연계를 통해 모바일 스트리밍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트위치가 한국 시장에 공식적으로 재진출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망 사용료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아마존이 막대한 비용을 다시 감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신 트위치는 한국어 UI 지원과 글로벌 이벤트 연동 등 최소한의 편의성을 유지한 채 한국 유저들의 '수동적 시청' 트래픽을 흡수하는 현재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정리

트위치의 한국 철수는 국내 스트리밍 생태계를 토종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성공했지만, 역설적으로 글로벌 콘텐츠에 대한 국내 유저들의 갈증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시장 분석가들의 시각처럼, '붉은사막'과 같은 대형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국경을 넘나드는 유저들의 디지털 이주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 로컬 플랫폼이 킬러 콘텐츠 확보를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실패한다면, 한국 시장은 글로벌 스트리밍 생태계의 변방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