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배구의 막을 올릴 준비를 하던 코트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2025-2026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지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가 챔피언결정전을 불과 며칠 앞두고 사령탑과 전격 결별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는 배구계 안팎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통상적으로 정규리그 1위를 달성한 팀은 챔피언결정전을 위해 선수단과 코치진이 최고조의 결속력을 다지기 마련이다. 감독의 거취 문제는 모든 시즌 일정이 종료된 후 논의되는 것이 불문율이다. 그러나 도로공사 프런트와 김종민 감독은 가장 중요한 무대를 앞두고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관련 소식은 SBS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으며, 배구 팬들은 혼란에 빠졌다.
챔프전 직전의 사퇴, 숨겨진 감독 인터뷰의 의미는?
스포츠계에서 '성적 부진'이 아닌 '성적 최고조' 상태에서의 감독 교체는 극히 드물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한 시즌을 보낸 팀 내부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일까.
균열의 조짐은 정규리그 막바지부터 감지됐다. 우승을 확정 지은 직후 진행된 언론 매체들과의 만남에서 김종민 감독은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당시 그는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흘린 땀방울은 1위라는 결과로 보상받았지만, 코트 밖에서의 상황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며 프런트와의 소통 부재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러한 발언은 단순한 넋두리가 아니었다. V-리그 역사를 되짚어보면, 장기 집권한 감독과 구단 프런트 사이에는 선수단 세대교체, FA(자유계약선수) 영입 기조, 훈련 방식 등을 놓고 크고 작은 마찰이 누적되는 경우가 잦다. 김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며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지만,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 구단의 중장기적 청사진과는 궤를 달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약 불발의 핵심, 연봉 협상에서 무슨 일이?
이번 결별의 이면을 파고들면 결국 '계약 조건'이라는 현실적인 장벽과 마주하게 된다. 배구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정규리그 1위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감독 측과 구단 측의 연장 계약 협상은 시즌 중반부터 평행선을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