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1위 도로공사, 챔프전 직전 결별…김종민 감독 사퇴의 전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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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1위 도로공사, 챔프전 직전 결별…김종민 감독 사퇴의 전말은?

안다혜

스포츠 담당 편집기자

·4·562단어
V리그김종민한국도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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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배구의 막을 올릴 준비를 하던 코트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2025-2026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지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가 챔피언결정전을 불과 며칠 앞두고 사령탑과 전격 결별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는 배구계 안팎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통상적으로 정규리그 1위를 달성한 팀은 챔피언결정전을 위해 선수단과 코치진이 최고조의 결속력을 다지기 마련이다. 감독의 거취 문제는 모든 시즌 일정이 종료된 후 논의되는 것이 불문율이다. 그러나 도로공사 프런트와 김종민 감독은 가장 중요한 무대를 앞두고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관련 소식은 SBS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으며, 배구 팬들은 혼란에 빠졌다.

챔프전 직전의 사퇴, 숨겨진 감독 인터뷰의 의미는?

스포츠계에서 '성적 부진'이 아닌 '성적 최고조' 상태에서의 감독 교체는 극히 드물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한 시즌을 보낸 팀 내부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일까.

균열의 조짐은 정규리그 막바지부터 감지됐다. 우승을 확정 지은 직후 진행된 언론 매체들과의 만남에서 김종민 감독은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당시 그는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흘린 땀방울은 1위라는 결과로 보상받았지만, 코트 밖에서의 상황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며 프런트와의 소통 부재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러한 발언은 단순한 넋두리가 아니었다. V-리그 역사를 되짚어보면, 장기 집권한 감독과 구단 프런트 사이에는 선수단 세대교체, FA(자유계약선수) 영입 기조, 훈련 방식 등을 놓고 크고 작은 마찰이 누적되는 경우가 잦다. 김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며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지만,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 구단의 중장기적 청사진과는 궤를 달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약 불발의 핵심, 연봉 협상에서 무슨 일이?

이번 결별의 이면을 파고들면 결국 '계약 조건'이라는 현실적인 장벽과 마주하게 된다. 배구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정규리그 1위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감독 측과 구단 측의 연장 계약 협상은 시즌 중반부터 평행선을 달렸다.

가장 큰 이견은 계약 기간과 대우에서 발생했다. 감독 측은 그간의 공로와 이번 시즌 정규 1위라는 확실한 성과를 바탕으로 다년 계약과 최고 수준의 대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구단 프런트는 샐러리캡 부담과 향후 선수단 리빌딩의 필요성을 내세워 보수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구단과 감독의 줄다리기는 결국 신뢰의 붕괴로 이어졌다. 구단 고위층은 챔피언결정전 결과와 무관하게 차기 시즌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감독 역시 더 이상 구단과 뜻을 함께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양측 모두 챔프전 이후로 발표를 미루는 '아름다운 이별'을 연출할 수도 있었으나, 협상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며 결국 시즌 완주를 포기하는 강수를 두게 된 것이다. 이는 주요 언론이 지적해 온 프로 구단 프런트와 현장 지도자 간의 고질적인 힘겨루기가 극단적으로 표출된 사례다.

프런트의 승부수, 득일까 실일까

구단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한 현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벼랑 끝 승부가 펼쳐지는 단기전에서 사령탑의 부재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 상대 팀은 도로공사의 전술적 공백과 벤치 싸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 것이 자명하다. 구단은 "선수단의 동요를 최소화하고 오히려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코트 위에서 흔들리는 선수들을 잡아줄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대행 체제 전환, 남은 코치진의 과제는?

이제 모든 시선은 남겨진 자들에게 쏠린다. 수장을 잃은 도로공사는 수석코치의 감독 대행 체제로 챔피언결정전에 돌입한다. 남은 코치진의 어깨에는 정규 1위 팀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무거운 짐이 지워졌다.

대행 체제의 핵심 과제는 전술적 변화가 아닌 '멘탈 수습'이다. 오랜 기간 감독의 시스템 아래서 호흡을 맞춰온 베테랑 선수들은 갑작스러운 이탈에 심리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코치진은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와 외부의 흔들기로부터 선수단을 철저히 격리해야 한다.

과거 프로스포츠 무대에서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퇴한 후 남은 코치진과 선수들이 똘똘 뭉쳐 우승을 일궈낸 사례가 없지는 않다. 역대 챔프전 통계를 보더라도, 위기 상황에서 베테랑 선수들의 코트 내 리더십이 발휘될 경우 오히려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정규 1위라는 타이틀 뒤에 숨겨져 있던 갈등이 폭발하며 2026년 봄배구의 판도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도로공사의 파격적인 결정이 최악의 자충수가 될지, 아니면 선수단의 투지를 불태우는 극약 처방이 될지는 며칠 뒤 열리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 코트 위에서 증명될 것이다. 이 사건은 당분간 한국 프로배구 역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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