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압구정 아파트지구, 여의도 아파트지구, 목동 택지개발지구, 성수 전략정비구역 등 이른바 '압·여·목·성'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2027년 4월까지 1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이들 4개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안건을 원안 가결했다. 이로써 해당 지역은 2021년 최초 지정 이후 6년 연속 규제의 사정권에 머물게 됐다.
시장의 일반적인 인식은 명확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 실거주 목적의 매수만 허용되므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원천 차단된다. 정부와 서울시는 이를 통해 투기 수요의 유입을 막고, 핵심지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가격 급등을 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규제 지정 직후 해당 지역의 거래량은 눈에 띄게 감소하며 외형적인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시장 내부의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통설을 뒤흔드는 균열이 감지된다. 거래량은 줄었지만, 거래가 성사될 때마다 평당 가격은 치솟고 있다. 강력한 진입 장벽이 오히려 해당 입지의 희소성을 부각시키며, 자산가들 사이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고착화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 재개발 차이, 토허구역 연장이 낳은 나비효과는?
정비사업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도로나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양호한 곳에서 아파트만 새로 짓는 것이 재건축이라면, 기반시설 자체가 열악해 동네 전체를 갈아엎는 것이 재개발이다. 이번에 연장된 지역 중 압구정, 여의도, 목동은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이며, 성수는 서울의 핵심 재개발 구역이다. 사업의 성격은 다르지만, 이들 모두 서울 한강변과 핵심 도심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입지를 공유한다.
토허구역 연장이 낳은 가장 큰 부작용은 시장의 양극화다. 2026년 현재 부동산 시장은 강력한 대출 규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가 전면 시행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창구는 크게 좁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 보증금이라는 사적 레버리지마저 활용할 수 없는 토허구역 진입은 사실상 수십억 원의 현금을 쥐고 있는 초고액 자산가에게만 허락된 특권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