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이하 아파트 거래 급증…양도세 중과 앞두고 비강남 쏠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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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 이하 아파트 거래 급증…양도세 중과 앞두고 비강남 쏠림 왜?

정상열

부동산 담당 편집기자

·5·695단어
양도소득세다주택자급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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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코스피 5,858.87을 돌파하고 나스닥이 22,900선을 넘어서며 글로벌 자산 시장 전반에 온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482.5원까지 치솟는 등 불안정한 거시경제 지표 속에서 부동산 시장은 철저히 억눌려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맞물리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은 극심한 거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자금력이 풍부한 현금 부자들만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간간이 매입할 뿐, 대출 의존도가 높은 비강남권 아파트는 빙하기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매수 심리는 바닥을 기었고, 매도자들은 호가를 낮추지 않은 채 버티기에 돌입해 시장은 팽팽한 교착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시장 기저에서는 이 같은 통설을 뒤흔드는 뚜렷한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보도된 실거래가 데이터에 따르면, 거래 멸종이라는 세간의 평가와 달리 서울 비강남권 아파트 거래량이 조용하지만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에 가려져 있던 중저가 단지들이 시장의 새로운 주도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아파트 거래량 조회해보니…왜 비강남만 늘었나?

이러한 현상을 촉발한 핵심 트리거는 코앞으로 다가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의 만료다. 정부는 오는 2026년 5월 9일로 예정된 유예 기간을 앞두고 추가 연장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으나, 다주택자들은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이들은 시세차익이 크고 향후 자산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강남권 매물을 보유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처분이 쉽고 가격 상승 여력이 제한적인 비강남권 매물을 우선적으로 시장에 던지고 있다.

양도세 중과가 재개될 경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30%포인트의 중과세율이 더해져 최고 75%의 세금 폭탄을 맞게 된다. 지방소득세까지 합치면 실효세율은 82.5%에 달한다. 매도 차익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5월 9일 이전 잔금 청산 조건으로 수천만 원을 깎아주는 초급매가 비강남권에서 속출하는 이유다.

올해 3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전체 거래 건수 중 15억 원 이하 단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5%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32% 급증한 수치다. 과거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움직이던 손바뀜 현상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외곽 지역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다주택자가 시세 대비 5~10% 이상 저렴하게 내놓은 전용 84㎡ 기준 9억~12억 원대 급매물을 양도소득세 부담이 없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빠르게 소화하고 있는 형태다.

15억 이하 아파트 거래가, 바닥 쳤을까?

일각에서는 이러한 비강남권 거래 증가를 부동산 시장의 추세적 반등으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강하게 지적한다. 다주택자들이 핵심 자산을 지키기 위해 외곽 지역의 이른바 '못난이 매물'을 털어내는 징검다리 매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가계대출 금리가 여전히 실수요자들에게 부담스러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현재의 매수세가 호가를 끌어올리는 추격 매수로 이어지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비관론도 팽팽하다. 절세용 급매물이 모두 소진되고 나면, 매도 호가와 매수 희망가 사이의 격차가 다시 벌어지며 짙은 거래 절벽이 찾아올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같은 비관론의 적중 여부는 양도세 중과 유예가 실제로 종료되는 5월 중순 이후의 아파트 거래량 통계를 통해 명확히 검증될 것이다. 절세 매물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뒤에도 15억 원 이하 구간에서 주간 1,000건 이상의 거래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이는 단순한 다주택자 매물 소화가 아닌 실수요자들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거래량이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다면, 현재의 반짝 거래는 세금 회피를 위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친 것으로 결론 날 것이다.

발 빠른 실수요자들, 이미 움직이고 있다

시장의 최전선에 있는 예비 청약자와 1주택 갈아타기 수요자들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 분양한 주요 단지들의 평균 당첨 가점은 60점을 상회하고 있다. 3040세대 실수요자들에게는 사실상 진입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최근 서울 주요 단지의 일반분양 가격마저 3.3㎡당 4,000만 원을 훌쩍 넘어서며 청약의 메리트가 크게 훼손되자, 무리한 대출을 일으켜 분양을 받기보다는 기축 아파트 급매물로 눈을 돌린 것이다.

한국경제 등 주요 경제지 보도에 따르면, 도심 접근성이 우수하면서도 대출이 비교적 용이한 15억 원 이하 신축급 단지들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은평구 수색·증산 뉴타운이나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의 전용 84㎡ 매물은 매도자가 호가를 5,000만 원가량 낮추자마자 대기하던 매수자에 의해 즉각 거래가 성사되는 분위기다.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면서 향후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마포, 성동, 강동 일대의 준신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며 최근 한 달 새 거래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정책 데드라인 임박…시장 시사점은

현재의 비강남권 아파트 거래 증가는 거시경제의 훈풍이라기보다는 세제 개편이라는 뚜렷한 정책 변수가 만들어낸 바이어스 마켓(매수자 우위 시장)의 성격이 짙다. 통계청의 인구 및 가구 이동 데이터를 보더라도 서울 내 주거 상향 이동에 대한 대기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게 존재한다. 이는 가격 메리트만 발생하면 언제든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무주택자나 평수를 넓혀가려는 1주택자라면 오는 5월 초까지 한시적으로 쏟아지는 절세 급매물을 적극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매일경제 등에서 지속적으로 조언하듯, 스트레스 DSR 한도를 미리 점검하고 본인의 자금 조달 능력에 맞는 우량 단지를 선별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책 데드라인이 임박할수록 매도자의 마음은 다급해지기 마련이며, 이는 매수자에게 유리한 협상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 15억 원 이하 시장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재의 흐름은 철저한 실수요 장세의 서막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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