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방송된 SBS 보도를 통해 20대 여성의 안타까운 죽음과 그 이면에 숨겨진 기이한 모임 '다바크'의 실체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대중의 시선이 집중됐다. 평범한 부부 모임으로 위장한 이 단체의 폐쇄적인 구조와 강압적인 분위기가 전파를 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시청자들의 분노 섞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방송 직후 주요 포털 사이트와 SNS 실시간 트렌드에는 관련 키워드가 쉴 새 없이 오르내리며 엄청난 사회적, 문화적 파장을 낳고 있다. 단순히 하나의 사건 보도를 넘어, 우리 사회 이면에 도사린 심리적 지배의 끔찍한 민낯이 드러난 순간이다.
이날 SBS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방의 한 숙박업소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자칫 개인의 우울증이나 단순한 비극으로 조용히 종결될 뻔했던 이 사건은 유가족과 지인들의 간절한 제보, 그리고 탐사보도 취재진의 끈질긴 추적 끝에 '다바크'라는 이름의 은밀한 집단과 깊게 연관되어 있음이 낱낱이 밝혀졌다. "부부들끼리 모여서"라는 명목 아래 이뤄진 이들의 행태는 일반적인 친목 도모나 건전한 종교 활동을 넘어선 기형적인 지배 구조를 띠고 있었다. 가장 안전해야 할 부부 관계를 매개로 사람들을 옭아맨 것이다.
다바크 뜻은? 히브리어에서 유래한 모임의 실체
방송 이후 가장 많은 시청자가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한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 이 단체의 낯선 이름이다. 그렇다면 '다바크'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어원학적으로 다바크(Dabaq)는 히브리어로 '연합하다', '달라붙다', '굳게 결합하다'라는 뜻을 지닌다. 구약성서 등에서는 신과 인간의 영적인 결합이나 부부간의 끈끈하고 떼어낼 수 없는 결속을 의미하는 매우 긍정적이고 신성한 단어로 사용된다.
하지만 보도 화면에 나타난 이 모임은 단어의 본래 의미를 교묘하고 악의적으로 왜곡했다. 단체의 리더들은 이 단어를 전면에 내세워 구성원들에게 절대적인 복종과 헌신을 요구했다. 한 종교 문제 전문가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원래의 성경적 의미를 완전히 벗어나, 특정 리더에게 맹목적으로 복종하고 구성원 간의 물리적, 심리적 밀착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언어를 오용했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이들은 부부 동반 모임이라는 건전한 겉모습을 띠었지만, 실상은 철저히 통제된 폐쇄적인 환경 속에서 구성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사이비 종교적 성격을 띠고 있었다. 외부와의 단절을 '진정한 연합'으로 포장하며 피해자들을 심리적으로 완벽하게 고립시킨 것이다. 단체의 공식적인 선의의 입장과 달리, 내부 고발자들의 증언은 철저한 가스라이팅의 끔찍한 현장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었다.
다바크 모텔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시청자들을 가장 경악하게 만든 대목은 이들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졌던 은밀한 장소와 그곳에서 벌어진 참혹한 일들이다. 이른바 '다바크 모텔'로 불리는 특정 숙박업소에서 이들은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며칠씩 기이한 단체 합숙을 진행했다. 겉으로는 부부들의 영적 수련이나 위기 부부의 관계 회복을 위한 힐링 캠프를 내세웠지만, 굳게 닫힌 방문 너머 내부에서는 강압적인 통제와 언어적, 심리적 가혹 행위가 일상적으로 일어났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취재진이 입수해 공개한 전 탈퇴자들의 생생한 녹취록과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역은 참담함 그 자체였다. 숨진 20대 여성 역시 이 합숙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와 숨 막히는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모임의 리더격 인물들은 피해자에게 끊임없이 '다바크'의 왜곡된 교리를 주입하며, 가족이나 외부 지인들과의 연락을 철저히 차단하도록 종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등 주요 매체들 역시 이번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며, 폐쇄적 집단 내에서 벌어지는 가스라이팅의 전형적인 범죄 수법이라고 분석했다. 물리적인 폭력이나 감금보다 더 무서운 보이지 않는 심리적 지배가 어떻게 창창한 한 젊은 생명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뼈아픈 대목이다.
돈의 흐름과 숨은 이해관계자들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흔히 놓치지 않는 또 다른 핵심은 바로 은밀한 자금의 흐름이다. 방송에서는 이 단체가 순수한 신앙이나 친목의 목적을 한참 넘어, 구성원들로부터 상당한 금액의 헌금이나 회비를 거둬들인 정황을 포착했다. 합숙 비용, 특별 수련비, 영적 지도비 등 갖가지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으며, 이 자금이 리더 개인의 호화로운 생활이나 숙박업소 유지 비용으로 고스란히 흘러 들어간 정황이 짙게 의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