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유족들이 약 12조 원 규모에 달하는 사상 최대 상속세를 전액 납부하며 5년간 이어진 세무 절차를 최종 마무리했다. 2026년 5월 3일 재계와 세무당국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분할 납부해 오던 상속세의 마지막 6회차 분납금을 납부 완료했다. 이번 삼성 상속세 완납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천문학적인 규모의 납세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2020년 10월 별세하면서 남긴 유산은 주식 19조 원 상당을 포함해 부동산, 미술품 등 총 26조 원 규모로 추산되었다. 유족들은 2021년 4월 상속세를 신고하면서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라며 성실 납세를 공언한 바 있다. 5년에 걸친 대장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 리스크 해소와 이재용 회장 체제의 '뉴삼성' 지배구조 개편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
삼성 상속세 12조 완납, 왜 중요한가?
대중들 사이에서 "삼성 상속세 얼마"라는 질문은 지난 5년간 꾸준한 관심사였다. 유족들이 신고한 상속세액은 12조 원 이상으로, 이는 한국 경제 역사상 전례가 없는 규모다. 수치의 체감을 위해 국가 재정과 비교하면 그 막대함이 더욱 뚜렷해진다. 기획재정부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된 2024년 기준 대한민국 국가 전체 상속세 수입은 약 8조 2000억 원 수준이었다. 즉, 삼성 일가 단일 가문이 납부한 삼성 상속세 12조 원은 국가 전체의 1년 치 상속세 수입을 훌쩍 뛰어넘어 약 1.5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상속세 완납이 지니는 경제적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다. 막대한 세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편법을 동원하지 않고 정공법을 택해 국내 최대 규모의 상속세를 전액 납부했다는 점은 재계 전반의 납세 문화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둘째, 자본시장의 불확실성 제거다. 그동안 유족들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 지분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짓눌러왔으나, 최종 납부가 완료됨에 따라 이러한 지분 매각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
고 이건희 회장 별세부터 상속세 완납까지의 경과
상속세 납부 과정은 단순한 자금 집행을 넘어, 지배구조 유지와 재원 조달이라는 복잡한 고차원 방정식의 연속이었다. 다음은 지난 5년간의 주요 경과를 정리한 타임라인이다.
- 2020년 10월: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별세. 상속 개시.
- 2021년 4월: 유족, 12조 원대 상속세 신고 및 연부연납 신청. '이건희 컬렉션' 미술품 2만 3000여 점 국가 기증 발표. 1회차 상속세(약 2조 원) 납부.
- 2022년~2025년: 매년 4월, 2~5회차 상속세 분할 납부 진행. 이 과정에서 홍라희 전 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등은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대규모 대출 실행 및 일부 지분 블록딜 매각.
- 2026년 5월: 마지막 6회차 분납금 납부 완료. 5년여에 걸친 세무 절차 최종 마무리.
이 과정에서 유족들은 세금 납부 외에도 감염병 극복 지원에 7000억 원, 소아암 및 희귀질환 환아 지원에 3000억 원 등 총 1조 원 규모의 의료 공헌을 실천하며 고인의 유지를 받들었다.
천문학적 삼성 상속세 납부 기한과 재원 마련 방식은?
12조 원이라는 현금을 한 번에 조달하는 것은 아무리 국내 최대 재벌이라 하더라도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유족들은 현행법상 허용되는 '연부연납(年賦延納)' 제도를 적극 활용했다. 삼성 상속세 납부 기한은 신고 시점인 2021년 4월부터 시작해 전체 세액의 6분의 1을 먼저 납부하고, 나머지 6분의 5를 5년간 다섯 차례에 걸쳐 분할 납부하는 방식으로 설정되었다.
재원 마련의 핵심은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과 주식을 담보로 한 '금융권 대출'이었다.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보유 지분에서 나오는 막대한 배당금을 상속세 납부의 1차 재원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배당금만으로는 연간 2조 원에 달하는 분납금을 모두 충당하기 부족했다. 이에 따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은 본인 명의의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시중은행과 증권사로부터 수조 원대의 대출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