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4일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 매수세와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5.1% 급등한 6,936.99로 마감하며 사상 첫 6,90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 역시 1,213.74(1.8%)로 동반 상승했다. 미국발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와 투명한 실적 데이터가 시장의 신뢰를 견인하면서다. 반면,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부문에서는 이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자본 증발 사태가 발생해 거시경제의 잠재적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산불 복구 사업 명목으로 수천억 원의 국가 예산을 수주한 뒤 자취를 감추는 이른바 '메뚜기' 유령 산림법인들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자본시장에서는 상장사들이 분기마다 엄격한 회계 감사를 거쳐 시장의 평가를 받지만, 세금으로 운영되는 산림 복구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재무 건전성 검증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천억 혈세 삼킨 '메뚜기' 산림법인, 도대체 누구인가?
지난 2023년 축구장 8개 면적을 잿더미로 만들며 1987년 산불 통계 작성 이후 서울 시내 최대 규모로 기록된 인왕산 산불은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상흔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방송사의 탐사 보도에 따르면, 2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불탄 나무를 치우고 소나무와 진달래를 심는 대대적인 복구 사업이 진행됐으나 현장은 여전히 텅 빈 맨땅으로 방치되어 있다. 설계 기준에 따르면 1제곱미터(㎡)당 최소 2그루의 소나무가 식재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기준치에 한참 미달하거나 아예 심어지지 않은 구역이 태반이다.
이러한 부실 복구의 이면에는 업계에서 '메뚜기'라 불리는 유령 산림법인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전국 각지의 대형 산불 현장을 돌며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대규모 복구 사업권을 따낸다. 이후 하청에 재하청을 거치며 사업비를 중간에서 가로채고, 실제 복구 작업은 헐값에 부실하게 처리한 뒤 법인을 고의로 폐업하고 잠적하는 수법을 반복하고 있다. 7년 전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강원도 강릉의 복구 현장 역시 99%에 달하는 실패율을 기록하며 산등성이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상태다.
부산지역 한 국립대 조경학과 소속 전문가는 "활엽수 잎이 무성해져 그늘이 형성되면 하부에 식재된 소나무나 진달래는 생존할 수 없다"며 "현재 식재된 묘목들은 2~3년 이내에 거의 100% 고사할 것"으로 분석했다. 복구가 완료되었다는 서류상 보고와 달리, 열화상 드론으로 촬영한 산림 지표면은 식생이 파괴되어 온통 노란색 열기를 내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 실적발표일 앞둔 상장사처럼, 유령 법인의 재무제표도 확인할 수 있을까?
주식 시장의 투자자들은 매 분기 기업 실적발표일과 기업 실적 발표 일정을 예의주시하며 자본의 향방을 결정한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기업 실적 사이트, 기업 실적 발표 보는 곳, 기업 실적 보는 법 등이 오르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재무 건전성과 투명한 데이터가 가지는 절대적인 중요성을 방증한다. 2026년 1분기 미국 뉴욕증시와 한국 코스피의 동반 랠리 역시 예외적으로 강력한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수천억 원의 국세가 투입되는 산불 복구 사업에 참여하는 법인들에 대해서는 이러한 최소한의 투명성조차 담보되지 않고 있다. 메뚜기 법인들은 공공 입찰 시스템의 허점을 노려 과거 실적을 부풀리거나 자본금을 위장 납입하는 방식으로 수백억 원대 계약을 따낸다. 상장 기업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매출액, 영업이익, 부채비율을 낱낱이 공개하는 것과 달리, 이들 유령 법인의 재무 건전성을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은 사실상 전무하다.
기후재난 관련 연구기관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매년 막대한 면적의 산림이 소실되고 있으며, 이에 배정되는 복구 예산은 천문학적인 수준"이라며 "그러나 자본의 흐름을 추적할 수 없는 깜깜이 계약 탓에 예산의 상당 부분이 공중으로 증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발표(2025년 기준)에 따르면 재난 복구와 관련된 국가 예산 지출 규모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으나, 실제 현장의 복구율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