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건설 원자재 가격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수요자들의 시선은 서울과 수도권의 도심 재생 구역으로 쏠리고 있다. 낡은 공장지대가 힙한 상권과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과정은 확실한 시세 차익을 보장하는 보증수표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도심 한복판에서 구청조차 존재를 몰랐던 치명적인 위험 시설이 적발되면서, 예비 청약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최근 SBS 보도에 따르면, 주택가와 인접한 한 건물에 물이 닿기만 해도 폭발하는 치명적인 화공약품이 대량으로 보관된 '밀실'이 존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할 구청은 이 공간의 정체는 물론, 위험 물질의 반입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단순한 안전 사고의 범위를 넘어, 이 사건은 노후 혼재 구역(주거·상업·공업) 재개발 사업이 품고 있는 거대한 리스크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물 닿으면 터지는 '밀실' 뜻, 도심 한복판 화약고인가?
부동산 시장에서 통용되던 재개발의 장밋빛 전망은 '안전'이라는 기본 전제 위에서만 성립한다. 이번에 적발된 불법 저장소 사건에서 '밀실 뜻'은 단순히 숨겨진 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도시 계획과 건축물 대장이라는 공적 장부의 감시망을 완전히 벗어난 '규제 사각지대'를 의미한다. 과거 영세 공장이나 창고로 쓰이던 건물이 용도 변경 없이 불법으로 임대되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가 신축 아파트 부지 바로 옆에 방치되어 있었던 셈이다.
통상적으로 도심 재개발은 기존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과거 산업화 시대의 잔재를 완전히 걷어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과거 화학, 금속, 염색 공장이 밀집했던 서울 준공업지역이나 수도권 외곽의 구도심은 겉보기엔 트렌디한 카페거리로 변모했을지언정, 이면도로 안쪽에는 여전히 미등록 유해 물질 보관소나 불법 폐기물 처리장이 숨어있을 확률이 높다.
재개발 구역에 숨겨진 위험 요소, 수익률 갉아먹을까?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재개발 구역의 입지와 대형 시공사의 브랜드만 보고 청약에 나서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정비업계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르다. 사업지 내, 혹은 인접한 구역에서 이러한 불법 위험 시설이나 토양 오염이 뒤늦게 발견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과 수분양자에게 돌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