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주요 협상 시한을 연기하면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강력한 군사적 타격을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단숨에 최고조에 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5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14.49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2.2% 급등했고, 원·달러 환율은 1,510.0원까지 치솟으며 압도적인 강달러 기조를 굳혔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최후통첩 시한을 늦추면서도 "협상이 불발되면 다 날려버리겠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겉보기에는 전쟁이 임박한 것처럼 보이지만, 월가와 여의도의 자본은 표면적인 발언 뒤에 숨겨진 진짜 의도를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트럼프 이란 공격 이유,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
미국 행정부의 공식 입장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고도화와 중동 내 친이란 무장단체 지원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 데이터와 외교적 역학관계가 가리키는 현실은 다르다. 협상 시한을 연기한 것은 당장 군사적 충돌을 감수하기보다는, 압박 수위를 극대화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가 짙다.
과거 2020년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암살 당시에도 미국은 강력한 군사적 행동 직후 오히려 전면전을 자제하며 경제 제재에 집중했다. 이란 핵합의(JCPOA) 파기 이후 지속된 제재 국면 속에서, 이번 경고 역시 새로운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한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글로벌 IB들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군사적 타격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전면전보다는 국지적 시설 타격 위협을 통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협상술"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미국 역시 심각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글로벌 공급망 붕괴를 감당해야 한다. 유가 급등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자극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경로를 완전히 꼬이게 만들 수 있다. 다가오는 선거 일정을 고려할 때, 갤런당 5달러가 넘어가는 가솔린 가격은 트럼프 행정부에게도 치명적인 정치적 부담이 된다.
돈의 흐름: 에너지와 방산 섹터로 몰리는 자본
이러한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자본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보는 곳은 단연 에너지와 방산 섹터다. WTI가 114달러를 넘어서면서 엑슨모빌, 셰브론 등 주요 에너지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일제히 상향 조정되고 있다. 고유가가 고착화될 경우 미국 내 셰일 오일 기업들의 현금흐름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암호화폐 시장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이 온스당 4,675.00달러로 소폭 하락(-0.6%)한 반면, 비트코인은 68,218달러(약 1억 300만 원) 선을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자산을 넘어, 국가 간 제재와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국경을 초월한 자금 이동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 오일쇼크 당시 금이 수행했던 헤지 역할을 이제는 디지털 자산이 일부 분담하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