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협상 불발 시 폭격" 경고…유가 114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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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협상 불발 시 폭격" 경고…유가 114달러 돌파

송민재

경제 담당 편집기자

·4·662단어
도널드트럼프이란국제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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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주요 협상 시한을 연기하면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강력한 군사적 타격을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단숨에 최고조에 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5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14.49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2.2% 급등했고, 원·달러 환율은 1,510.0원까지 치솟으며 압도적인 강달러 기조를 굳혔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최후통첩 시한을 늦추면서도 "협상이 불발되면 다 날려버리겠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겉보기에는 전쟁이 임박한 것처럼 보이지만, 월가와 여의도의 자본은 표면적인 발언 뒤에 숨겨진 진짜 의도를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트럼프 이란 공격 이유,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

미국 행정부의 공식 입장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고도화와 중동 내 친이란 무장단체 지원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 데이터와 외교적 역학관계가 가리키는 현실은 다르다. 협상 시한을 연기한 것은 당장 군사적 충돌을 감수하기보다는, 압박 수위를 극대화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가 짙다.

과거 2020년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암살 당시에도 미국은 강력한 군사적 행동 직후 오히려 전면전을 자제하며 경제 제재에 집중했다. 이란 핵합의(JCPOA) 파기 이후 지속된 제재 국면 속에서, 이번 경고 역시 새로운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한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글로벌 IB들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군사적 타격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전면전보다는 국지적 시설 타격 위협을 통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협상술"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미국 역시 심각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글로벌 공급망 붕괴를 감당해야 한다. 유가 급등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자극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경로를 완전히 꼬이게 만들 수 있다. 다가오는 선거 일정을 고려할 때, 갤런당 5달러가 넘어가는 가솔린 가격은 트럼프 행정부에게도 치명적인 정치적 부담이 된다.

돈의 흐름: 에너지와 방산 섹터로 몰리는 자본

이러한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자본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보는 곳은 단연 에너지와 방산 섹터다. WTI가 114달러를 넘어서면서 엑슨모빌, 셰브론 등 주요 에너지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일제히 상향 조정되고 있다. 고유가가 고착화될 경우 미국 내 셰일 오일 기업들의 현금흐름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암호화폐 시장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이 온스당 4,675.00달러로 소폭 하락(-0.6%)한 반면, 비트코인은 68,218달러(약 1억 300만 원) 선을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자산을 넘어, 국가 간 제재와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국경을 초월한 자금 이동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 오일쇼크 당시 금이 수행했던 헤지 역할을 이제는 디지털 자산이 일부 분담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이란 전쟁 발발 시 시장 충격은?

한국 경제는 중동발 유가 충격과 환율 급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원·달러 환율 1,510원 시대는 수입 물가 상승을 부추겨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셈법을 복잡하게 만든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산업 구조상 유가 110달러 돌파는 무역수지 적자폭을 확대시키고, 이는 다시 내수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5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5,377.30으로 2.7% 급등했고, 코스닥 역시 1,063.75(+0.7%)로 상승 마감했다.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코스피가 5300선을 뚫고 랠리를 펼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협상 시한 연기가 불확실성의 이연으로 해석되며 시장에 단기적인 안도감을 주었다. 둘째, 1,510원에 달하는 고환율 환경이 국내 수출 대형주, 특히 자동차와 IT 업종의 환차익 기대감을 극대화했다. 셋째,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동을 이탈한 자금을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견고한 아시아 신흥국, 그중에서도 한국 시장으로 재배치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조선주와 방산주 역시 중동 리스크 부각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숨은 이해관계자와 글로벌 역학관계

주류 언론이 간과하는 지점은 숨은 이해관계자들의 셈법이다. 연합뉴스 등 주요 매체의 외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국인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이란 내 에너지 인프라 파괴를 결코 원하지 않는다. 러시아 역시 서방의 경제 제재를 우회하는 핵심 통로로 이란을 활용하고 있어, 이 지역의 전면전은 자국의 이익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결국 미국, 이란, 중국, 러시아 모두 각자의 경제적, 정치적 이유로 파국을 피해야 할 명확한 동기가 있다.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가 6,582.69(+0.1%), 나스닥이 21,879.18(+0.2%)로 강보합세를 보인 것도 글로벌 거대 자본이 확전 가능성을 극히 낮게 베팅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하는 외국인 자금 동향에서도 아직 한국 시장에서의 대규모 자본 이탈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다 날려버리겠다"는 발언은 실제 폭격의 예고장이라기보다는, 협상 테이블로 이란을 끌어내기 위한 강력한 블러핑에 가깝다. 단기적으로 유가와 환율의 오버슈팅이 발생할 수 있으나, 전면전 리스크를 가격에 100% 반영하여 패닉 셀링에 나서는 것은 위험한 투자 판단이다.

투자자가 직접 추적해야 할 단일 핵심 지표는 정치인들의 수사적 위협이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물동량 변화와 WTI의 120달러 돌파 여부다. 유가가 120달러를 넘어서며 장기 체류할 경우, 그때는 단순한 지정학적 노이즈를 넘어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의 진입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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