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경제민주화, 코스피 5800 시대의 걸림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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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경제민주화, 코스피 5800 시대의 걸림돌인가?

송민재

경제 담당 편집기자

·5·717단어
헌법코스피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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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62.61포인트(1.14%) 상승한 5,858.87로 마감하며 자본시장의 새로운 저항선을 강하게 테스트하고 있다. 코스닥 역시 17.23포인트(1.6%) 오른 1,093.63을 기록하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186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200억 원, 280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집중했다. 장 초반 강보합세로 출발한 지수는 점심 전후로 외국인의 현선물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오후 들어 반등폭을 키웠다.

표면적으로는 나스닥(22,902.89, +0.4%) 강세와 금 가격 하락($4,691.60, -1.7%)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동조화된 흐름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외국인 자금을 구조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는 역설적이게도 국가 최고 규범인 헌법이 자리 잡고 있다.

헌법 경제민주화, 코스피 5800 시대의 걸림돌인가?

대한민국 헌법 제119조 제2항, 이른바 경제민주화 조항은 오랫동안 자본시장에서 기업 규제의 강력한 근거로 작용해왔다. 시장에서는 이 조항이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 활동을 제약하고 자본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시각이 일반적이었다. 재계는 헌법의 경제조항이 시장 경제의 원칙보다 국가의 개입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변질되었다고 비판해왔다. 특히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이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정부의 인허가권이 경제민주화라는 명분 아래 과도하게 행사된다는 불만이 누적되어 왔다.

그러나 코스피 5800 시대에 진입한 현재, 글로벌 자본의 해석은 완전히 다르다. 오히려 헌법의 경제조항이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제하고,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적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19조는 단순한 규제의 근거를 넘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법적 인프라로 재조명받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투명한 시장 질서가 보장될 때 한국 증시에 최대 20% 이상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부여한다. 경제민주화 조항이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 기제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 재벌 지배구조를 어떻게 바꿨나?

이러한 인식 변화의 결정적 트리거는 헌법재판소의 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 결정이다. 과거 직계혈족이나 배우자, 동거 친족 간의 재산 범죄를 형사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한 형법 조항은 재벌 오너 일가의 배임과 횡령을 묵인하는 법적 사각지대로 지목되어 왔다. 2024년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관련 법률이 전면 정비되면서, 2026년 현재 기업 내 오너 일가의 자금 유용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차단되었다.

이는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과거 경영권 승계 과정이나 계열사 간 부당 지원에서 발생하던 편법적 부의 이전이 엄격한 법적 잣대를 적용받게 되면서, 이사회 중심의 투명한 의사결정이 강제되고 있다. 횡령이나 배임 혐의 발생 시 즉각적인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되는 자본시장의 룰이 오너 일가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국내 10대 그룹의 수의계약 형태 내부 거래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은 오너 리스크가 축소된 대기업 지주사들을 중심으로 매수 규모를 확대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헌법 시장 경제 조항과 자본 효율성의 충돌

물론 헌법적 가치를 명분으로 한 과도한 시장 개입이 여전히 뇌관이라는 반론도 강력하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82.5원까지 치솟았고, WTI유는 배럴당 104.72달러(+8.4%)를 기록하며 수입 물가와 기업의 원가 부담을 동시에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여력이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서, 수출 주도형 상장사들은 고환율과 고유가의 이중고를 맨몸으로 견뎌내고 있다.

이러한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경제민주화라는 명분 아래 추진되는 징벌적 상속세 유지나 과도한 주주권 개입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 헌법 제119조 제1항이 엄연히 보장하는 '자유 시장 경제'의 원칙이 제2항의 '경제의 규제와 조정'에 밀려 자본의 역동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현행 상속세율이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 논의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비트코인이 70,867달러(약 1억 597만 원)를 돌파하며 가상자산 시장으로 투기 자금이 쏠리는 현상은, 전통 자본시장의 경직된 규제가 자본 이탈을 부추길 수 있음을 시사한다.

행동주의 펀드와 지배구조 개편의 가속화

이러한 상반된 시각의 적중 여부는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 지표와 외국인 자본 유입량을 통해 명확히 확인된다. 금융감독원의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 데이터에 따르면, 주주환원율 제고와 지배구조 개편을 선언한 상장사로의 자금 유입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 미만의 저평가 기업들이 집중적인 타겟이 되었고,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서 확인된 주요 상장사의 표대결 결과는 헌법적 지배구조 개선이 실제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지는지를 가늠하는 핵심 척도로 작용했다.

이미 발 빠른 기업들과 투자자들은 새로운 헌법적 해석에 맞춰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대기업들은 이사회 내 사외이사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고, 내부 통제 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개편 중이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단순한 단기 차익 실현을 넘어,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이라는 헌법적 명분을 내세워 소액주주의 권리 보호와 배당 확대를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국경제를 비롯한 주요 경제 매체들도 기업들의 자발적인 체질 개선 노력을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 성과로 연일 보도하고 있다.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헌법적 가치의 재해석

헌법의 경제조항은 더 이상 단순한 규제의 칼이 아니다. 투명한 지배구조와 공정한 시장 질서는 자본의 이탈을 막고 장기적인 투자를 유도하는 필수 인프라로 진화했다. 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와 같은 사법부의 결단이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듯, 경제민주화 조항 역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견고한 방패로 재해석되고 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 자본시장의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아시아 신흥국 시장이 벤치마킹해야 할 새로운 표준으로 평가한다. 헌법적 가치가 시장 경제의 효율성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때, 한국 증시는 만성적인 저평가를 극복하고 진정한 레벨업을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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