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닭발 표백 논란, 국내 식자재 수입망 타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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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닭발 표백 논란, 국내 식자재 수입망 타격은?

송민재

경제 담당 편집기자

·5·485단어
닭발식약처외식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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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한 닭발 가공 공장에서 과산화수소를 이용해 닭발을 하얗게 표백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파장이 일고 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작업자들이 장화 신은 발로 닭발을 밟고 정체불명의 액체에 담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장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작업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해외 식품 위생 논란이 발생하면, 소비자들의 강한 반발로 인해 해당 국가의 식자재 수입이 급감하고 관련 외식 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과거 중국산 '알몸 김치' 파동 당시에도 일시적인 수입량 감소와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의 매출 타격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일수록 원산지 논란은 치명적인 수요 파괴로 이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오랜 통설이다.

중국산 닭발 위생 논란, 국내 식자재 수입 업체 타격은?

그러나 거시 경제 데이터와 B2B(기업 간 거래) 식자재 유통 시장의 기저 흐름을 교차 분석하면 전혀 다른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소비자들의 감정적 기피 현상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으로 고착화된 고물가와 환율 부담이 저가 수입 식자재에 대한 의존도를 쉽게 낮추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위생 논란이라는 단기적 악재가 수입망의 근본적인 재편을 이끌어내기에는 경제적 비용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상승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외환시장의 원화 약세 기조는 수입 물가 전반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는 수입 업체들이 제3국으로 공급망을 돌리려 해도 즉각적인 환차손 리스크에 직면하게 됨을 의미한다. 여기에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글로벌 해상 운송비 부담이 더해지면서, 국내 닭발 수입 업체들은 대체 수입국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보다 기존 공급망 내에서의 비용 통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소비자 기피 현상, 정말 저가 수입 수요를 꺾을까?

업계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소비되는 닭발, 내장 등 특수 부위의 상당 부분은 수입산에 의존한다. 브라질, 태국 등이 주요 수입국으로 꼽히지만, 지리적 인접성에 기반한 물류비 우위와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 중국산의 가격 경쟁력은 여전히 B2B 시장에서 강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환율 수준에서 수입 단가가 상승하면 영세 외식업체의 영업이익률은 즉각 훼손된다"며 "위생 논란이 불거지더라도, 정식 인증을 받은 대형 가공장 중심의 수입 물량은 현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원산지 리스크 관리 노력

물론 정부의 규제 강화와 B2C 시장의 불매 운동은 강력한 단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부적합 판정 이력이 있는 해외 제조업소에 대한 통관 단계 검사를 대폭 강화하고 현지 실사를 확대하는 추세다.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막기 위해 즉각적으로 브라질산이나 국내산으로 원산지를 교체하며 리스크 차단에 나설 확률이 높다. 이는 단기적으로 특정 외식 업종의 원가 상승을 유발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 판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전체 수입 물량의 장기적 궤적을 바꿀 수 있을지는 향후 통계 발표를 통해 검증되어야 한다. 통계청의 품목별 수입액 데이터와 외식물가지수 추이가 핵심 척도가 될 것이다. 주요 식자재 수입 업체의 실적 발표에서 원가율 상승폭과 대체 국가로의 수입선 다변화 진행 여부를 확인하면, 이번 사태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지 아니면 구조적 공급망 재편의 신호탄이 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대체 수입국 전환의 현실적 제약

이번 중국산 닭발 위생 논란은 단순한 식품 안전 문제를 넘어, 고환율 시대 한국 외식 물가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 감정적인 수입 거부 반응 이면에는 높은 환율과 상승하는 물류비라는 거시경제적 제약이 자리 잡고 있다. 식품 수입망의 다변화와 검역 시스템 고도화는 장기적으로 반드시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될 '밥상 물가'의 추가 상승이라는 결과를 시장과 소비자가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냉정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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