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법 국회 본회의 상정, 여야 필리버스터 대치 — 10월 검찰청 폐지 수순

공소청법 국회 본회의 상정, 여야 필리버스터 대치 — 10월 검찰청 폐지 수순

변현선

사회·정치 담당 편집기자

·3·683단어
공소청법필리버스터검찰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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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법 국회 본회의 상정, 여야 필리버스터 대치 — 10월 검찰청 폐지 수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이 3월 1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즉각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토론 종결 절차를 통해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시행 예정일은 2026년 10월 2일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현재의 검찰청이 폐지되고, 기소 전담 '공소청'과 수사 전담 '중수청'이 동시에 출범한다.

공소청법·중수청법, 무엇이 바뀌나?

핵심은 검찰이 가지고 있던 수사권과 기소권을 별도 기관으로 나누는 것이다.

공소청은 법무부 소속으로 신설되며, 기소 업무만 전담한다. 검사의 수사기관 지휘 권한이 완전히 차단된다. 특별사법경찰관 지휘·감독권도 폐지된다. 영장 집행 지휘권, 영장 청구 지휘권도 삭제돼 검사가 우회적으로 수사에 개입할 여지를 없앴다. 조직은 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 3단 체계로 구성된다.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설치되며, 수사 업무를 전담한다. 수사 대상은 부패, 경제범죄, 방위사업, 마약, 사이버범죄, 내란·외환 범죄 등이다. 수사 범위는 법률로 명확히 제한된다. 당초 논란이 됐던 '의무 통보 조항'은 삭제됐다.

검사 직무 범위가 법률로 한정되고, 파면이 징계 사유로 명시돼 탄핵 절차 없이도 징계로 파면할 수 있게 된다. 검사의 재량적 권한 확대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설계다.

당초 여야 간 쟁점이 됐던 조항도 수정됐다. 공소청 조직 체계는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에서 '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으로 변경됐다. 중수청법의 '의무 통보 조항' — 수사 개시 시 관계기관에 반드시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 — 도 삭제돼 수사의 독립성을 강화했다.

입법 타임라인, 어디까지 왔나?

법안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3월 17일 민주당 의원총회 후 법사위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18일 오전에는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중수청법이 의결됐고, 오후 3시부터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소청법·중수청법이 함께 의결됐다. 오후 8시 10분경 통과가 확정됐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집단 퇴장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여당 단독 의결이다.

19일 본회의 상정과 동시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개시했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24시간 경과 후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180명)의 동의로 종결할 수 있다. 민주당이 국회 과반을 확보하고 있어, 토론 종결과 최종 통과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종결되면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을 순차적으로 표결에 부칠 방침이다.

필리버스터는 국회법상 의원 1인이 무제한으로 토론할 수 있는 제도다. 2012년 도입 이후 여야 모두 주요 법안에서 활용해왔다. 이번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교대로 단상에 올라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입장은 왜 이렇게 갈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 법안을 "검찰 권력 남용에 대한 제도적 대응"으로 규정한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동원해 민생과 개혁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면, 주저 없이 국회법에 따른 토론 종결로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의 입법 사보타주에 끌려다니며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동시에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의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검찰 개혁과 전 정권 수사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정면 반발하고 있다.

"권력 집중과 형사사법 붕괴를 초래할 누더기 법안"이라며 "정권에 불리한 수사는 막고 유리한 수사는 장악하겠다는 방탄 입법"이라고 비판한다. 정치적 중립 장치가 부족하다는 점, 수사와 기소 분리가 오히려 책임 소재를 불분명하게 만든다는 점을 핵심 논거로 제시하고 있다. "인민 수사·기소 우려"를 제기하며 법안의 위헌 소지도 주장하고 있다.

여야의 충돌은 단순한 법안 찬반을 넘어 검찰 권력의 본질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다. 민주당은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동시에 쥐고 있는 것 자체가 권력 남용의 구조적 원인이라고 보고, 국민의힘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면 수사 역량이 약화되고 범죄 대응에 공백이 생긴다고 본다.

필리버스터, 법안 통과를 막을 수 있나?

현실적으로 어렵다. 민주당이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토론 종결 요건(재적의원 5분의 3)을 충족할 수 있다. 필리버스터는 법안 통과를 며칠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최종 저지 수단이 되기는 어렵다.

최소 3박 4일간 의사 진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하루에 법안 1건씩 처리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2026년 10월 2일부터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중수청 체제가 시작된다. 1954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 72년 만의 검찰 구조 개편이다.

10월 시행까지,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법안 통과가 곧 제도 안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10월 시행까지 6개월여가 남았고, 그 사이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인력 재배치 문제가 있다. 현재 검찰청 소속 검사와 수사관이 공소청과 중수청에 어떻게 배분되는지, 전보·전직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검찰 내부에서도 기소 업무 선호·수사 업무 선호가 갈릴 수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조직 세팅도 과제다. 공소청은 법무부 소속, 중수청은 행안부 산하로 설치되는데, 두 기관 간 정보 공유와 협력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지 시행령에서 구체화해야 한다. 수사 단계에서 확보한 증거가 기소 단계로 원활하게 넘어가지 않으면 형사사법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정치적 중립성 확보도 핵심 쟁점이다. 공소청장과 중수청장의 임명 절차, 임기 보장, 독립성 확보 방안이 시행령에 어떻게 담기느냐에 따라 제도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 야당이 우려하는 "정권의 수사·기소 장악" 시나리오를 차단하려면 인사 과정의 투명성이 관건이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 체제에서 형사사법이 어떻게 작동할지는 시행 이후에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번 법안이 72년간 유지된 검찰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만큼, 향후 수년간 한국 형사사법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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