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은 끝없는 유동성 공급 환경의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중동 오일머니는 오랜 기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유동성 공급처로 인식되어 왔다. 막대한 석유 수출 대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채권과 주식을 사들이며 자산 시장의 하방을 지지해 온 것이다. 하지만 최근 지정학적 불안과 고금리 장기화의 여파로 중동 은행권에서 대규모 자본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시장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최대 3070억 달러(약 460조 원대) 규모로 추정되는 잠재적 자금 유출 가능성이다. 중동 주요 은행권에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가능성이 제기되며 글로벌 자본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오일머니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는 중이다.
중동 은행권의 자본 이탈 우려, 원인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동 지역의 구조적 취약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IB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역내 외국인 예금 및 단기성 자금의 이탈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일부 분석기관은 역내 국부펀드와 기관의 자금 재조정 과정에서 최대 3070억 달러의 유동성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형태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년 대비 증가한 역내 은행권의 단기 외채 비율은 과거 금융위기 직전의 패턴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자본 이탈 우려는 글로벌 증시에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으며, 광범위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되는 가운데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오일머니의 역설: 고유가에도 자금이 줄어드는 이유?
한 가지 역설적인 지점은 유가에서 나온다.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중반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역사적으로 산유국에 막대한 부를 안겨주는 구간에 해당한다. 산유국의 재정 수입이 넉넉한 상황에서 은행권의 유동성 위기설은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주요 산유국의 국영 은행들은 견조한 실적을 기록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