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3일 전 거래일 대비 0.9% 하락한 5,808.62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485.5원까지 치솟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104.53달러를 기록하는 등 거시경제 지표가 악화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시장을 짓눌렀다. 이러한 거시 환경의 직격탄을 맞는 대표적인 업종이 석유화학이다. 특히 이달 말 예정된 LG화학의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초소재 사업의 적자 고착화 우려와 첨단소재 부문의 수익성 둔화가 맞물리면서 실적 눈높이가 빠르게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LG화학 1분기 실적, 바닥 찍고 반등할까?
증권가와 업계 안팎에서 추정하는 LG화학의 1분기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집계된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그동안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배터리 소재 등 신성장 동력 육성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현실은 중국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침체라는 이중고에 갇혀 있다.
가장 큰 타격은 기초소재(석유화학)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나프타 분해 설비(NCC) 가동률은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졌고,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원료와 최종 제품의 가격 차이)는 2026년 들어서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배럴당 104.53달러에 달하는 고유가는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을 밀어 올리며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85.5원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은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 사업의 채산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LG화학 실적 전망, 석유화학 부진 언제 끝나나?
투자자들의 시선은 다가오는 실적설명회에서 경영진이 제시할 하반기 가이던스에 쏠려 있다. 당장 1분기 실적 쇼크를 피하더라도, 구조적인 공급 과잉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이 자급률을 높이면서 한국 기업들의 주요 수출처가 사라졌고, 오히려 저가 물량이 동남아시아 등 제3국 시장으로 밀려들며 단가 인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연합뉴스 등 주요 매체의 산업 동향 분석을 종합하면, 에틸렌 스프레드는 톤당 200달러를 밑돌며 손익분기점인 300달러 선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과거 2014년이나 2023년 등 석유화학 다운사이클 당시에도 스프레드 악화가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당시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으로 석유화학의 부진을 상쇄하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이뤄냈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 할 석유화학이 현금을 소모하는 구조로 전락하면서,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배터리 소재 수익성 악화와 돈의 흐름
첨단소재 부문 역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리튬, 니켈 등 주요 광물 가격의 하락세가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전방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길어지면서 양극재 출하량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양극재 판가 하락이 1분기까지 이어지면서 첨단소재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 초반까지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