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7% 급락한 5,763.22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499.1원까지 치솟았고, 서부텍사스산유(WTI)는 배럴당 94.48달러를 기록하며 거시경제 전반에 에너지 수입 물가 비상이 걸렸다. 국가적 비용 절감이 지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전국 정부청사와 지자체 주차장 입구에서는 20년 전 도입된 아날로그식 규제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끝번호에 따라 출입을 통제하는 차량 5부제다.
물리적 출입 통제로 에너지를 절약하겠다는 발상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와 2000년대 초반 고유가 사태의 산물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이 제도가 실질적인 유류비 절감이나 탄소 배출 감소로 이어지기보다는 행정적 낭비만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거시경제 지표가 요동치는 현 시점에서, 공공부문의 자산 및 차량 관리 실태는 예산 효율화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공공기관 차량 5부제, 왜 아직도 유지되나?
공공기관이 차량 5부제를 포기하지 못하는 표면적 이유는 '공공부문의 에너지 절약 솔선수범'이다. 하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전형적인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y)의 결과다. 제도를 폐지할 경우 제기될 '에너지 낭비 방관'이라는 정치적 비판을 피하기 위해, 실효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관성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데이터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최근 공공기관 주차장에 진입하는 차량 중 상당 비율이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으로 추정된다. 이들 차량은 관련 법규상 5부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결국 내연기관차를 소유한 일부 직원들만 인근 민간 유료 주차장이나 이면도로에 차를 대고 출근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배럴당 90달러를 웃도는 고유가 충격을 상쇄하기에는 정책의 타깃 자체가 빗나가 있다.
공공기관 차량 임차 vs 구매, 예산 효율의 승자는?
5부제라는 낡은 규제 이면에는 더 큰 예산 구조의 변화가 숨어 있다. 바로 관용차 운용 방식의 전환이다. 과거에는 공공기관 차량 구매가 당연한 수순이었으나, 최근 수년간 공공기관 차량 임차(렌트 및 리스)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초기 자본 지출(CAPEX)을 줄이고 운영 비용(OPEX)으로 전환하려는 재무적 판단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고 세수가 부족해진 환경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차량을 직접 구매하는 것은 예산 부서에 큰 부담이다. 기준금리 정책에 연동되는 리스료 부담이 존재하지만, 차량 유지보수, 보험료 관리, 감가상각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 리스크를 민간 금융사나 렌터카 업체에 전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