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이 워싱턴 발 정치적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과거 수사 사례까지 소환되며 정책 추진 동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22일 기준 S&P500 지수는 6,506.48로 1.5%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21,647.61로 2.0% 내렸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정치적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거시경제 지표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워싱턴의 정치적 노이즈가 실물 경제의 둔화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며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하향 조정했다.
로버트 뮬러 특검, 지금 다시 소환된 이유는?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 과거 '러시아 게이트'를 이끌었던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이름이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현 행정부를 둘러싼 각종 사법 리스크와 의회 조사가 격화되면서, 과거 뮬러 특검의 수사 범위와 의회 보고서가 중요한 법적·정치적 준거점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뮬러 특검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 여부를 두고 헌법적 논쟁을 촉발한 바 있다. 로버트 뮬러의 과거 수사 기록은 현재 진행 중인 정치적 공방에서 양측 모두에게 유리한 해석의 근거로 인용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단순한 과거사 들추기를 넘어, 이러한 정치적 대립이 예산안 통과와 주요 경제 정책 입법을 지연시키는 핵심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인프라 투자와 세제 개편안 등 굵직한 경제 법안들이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기업들의 투자 스케줄에도 연쇄적인 차질이 불가피하다. 팩트셋의 데이터에 따르면, 정책 불확실성이 고조될 때마다 S&P500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집행률은 평균 12%가량 지연되는 경향을 보였다.
정치 리스크 복잡하게 얽혀 증시를 누르나?
금융시장의 오랜 통설은 "정치적 스캔들은 펀더멘털을 훼손하지 않는 단기 노이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기업의 실적(EPS)과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이 증시의 본질적 동인이며, 워싱턴의 셈법은 월스트리트의 장기 추세를 꺾지 못한다는 시각이다. 과거 뮬러 특검이 활동하던 시기에도 미국 증시는 대체로 견조한 상승장을 연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의 데이터는 이 통설에 뚜렷한 균열을 내고 있다. 정치적 마찰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실물 경제 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정책 불확실성 지수(EPU)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외환시장과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구조적으로 확대되었다. 정치적 대립이 단순한 가십을 넘어 국가 신용도와 재정 건전성 우려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환율과 유가의 움직임이다. 22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0.8원을 기록하며 강달러 기조를 뚜렷하게 반영했다. 유로·원 환율은 1,734.1원, 엔·원 환율은 100엔당 944.1원에 거래됐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함께 미국 내 정책 지연 우려가 달러화의 일방적 강세를 부추긴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정학적 불안까지 겹치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8.23달러로 4.7% 급등했다. 주요 매체들도 워싱턴의 정치적 교착이 글로벌 자금 이동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유가 급등은 항공, 해운 등 운송 섹터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반면, 정유주에는 단기적인 정제마진 개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